2024 삼성화재배 16강전 첫날 한국 선수 3명이 모두 탈락했다.
14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에서 열린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전 첫날 경기에서 한국의 최정, 김은지, 안정기 선수가 모두 중국 선수에 패했다. 최정 9단(한국 30위)은 딩하오(중국 6위) 9단에 150수 백 불계패했고, 김은지(33위) 9단은 셰커(중국 10위) 9단에 268수 백 불계패했고, 안정기(25위) 8단은 당이페이(중국 3위) 9단에 155수 흑 불계패했다.
전력상 한국이 중국에 밀리는 대진이었다고 하지만, 세 판 모두 일방적인 경기에 가까웠다. 특히 최정의 패배가 아팠다. 최정은 지난해 삼성화재배 우승자 딩하오를 맞아 중반까지 팽팽하게 맞섰으나 우중앙에서 대착각이 나오면서 단번에 형세를 그르쳤다. 단 한 수로 우세를 확보한 딩하오는 이후부터 물샐틈없이 국면을 운영했다. 비세를 인식한 최정이 무리수를 연발하자 딩하오는 냉정한 응수로 격차를 더 벌려 버렸다.
지난해 삼성화재배와 LG배에서 연달이 우승하며 세계 최강 신진서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딩하오는 올해 세계 대회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못 올렸다. 중국 랭킹도 1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 삼성화재배에서는 확실히 되살아난 모습이다.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알려졌으나 32강전에서 강동윤 9단(한국 6위)을 초반부터 몰아붙였고, 16강전에선 최정에 한번도 우세를 빼앗기지 않았다.
중국은 14일 열린 16강전에서 4명이 출전해 4명 모두 승리했다. 한중전 세 판을 모두 가져갔고, 유일한 중일전에서도 진위청 8단이 일본의 시바노 도라마루 9단에 192수 백 불계승했다. 32강전 첫날 이른바 ‘3하오(왕싱하오, 구쯔하오, 셰얼하오)’가 한국 선수에 패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중국이 다시 힘을 내는 모양새다.
이제 한국은 신진서와 신민준, 이른바 ‘양신’만 남았다. 15일 열리는 16강전 둘째 날 경기에서 신진서 9단이 커제 9단과 만나고, 신민준 9단(4위)은 쉬자양 9단(중국 7위)를 상대한다. 신진서와 커제의 상대전적은 13승11패로 신진서가 앞서고, 신민준과 쉬자양은 1승4패로 신민준이 밀린다. 특히 신진서와 커제의 대결에 바둑 팬의 관심이 집중된다. 신진서로서는 4년 만에 성사된 삼성화재배 설욕전이다.
2024 삼성화재배는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각자 제한시간 2시간,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모든 대국은 정오에 시작한다.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