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의 연속인 데다가 체력 소모도 심하다. 프로농구 부산 KCC는 편히 쉴 수도 뛸 수도 없는 상태로 A매치 휴식기를 맞았다. 디펜딩 챔피언의 어깨가 무겁다.
KBL은 오는 15일부터 26일까지 잠시 쉬어 간다. 국제농구연맹(FIBA)이 정한 A매치 휴식기다. 리그가 한 바퀴를 돈 가운데 각 팀은 열흘간 다음 맞대결을 준비하며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은 부산 KCC와 수원 KT는 다른 팀에 비해 바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경기와 리그 경기를 병행하기 때문이다. A조에 속한 KT는 지난달 두 경기를 먼저 치렀다. B조인 KCC의 일정은 좀 더 빠듯하다. 지난 6일과 13일 해외 원정 경기를 소화했다.
KCC는 6일 마카오에서 마카오 블랙 베어스와 EASL 조별 예선을 치른 뒤 9일 잠실에서 서울 SK와 맞붙었다. 리그 경기 직후 다시 출국해 13일 필리핀 메랄코 볼츠와 EASL 경기를 했다. 체력 소모가 심할 수밖에 없는 일정이다.
KCC는 가라앉은 분위기로 이번 휴식기를 맞이한다. 8일간 국내외에서 열린 세 번의 경기에서 모두 졌다. 지난 9일 SK전을 57-93으로 크게 진 직후 13일 메랄코와의 EASL 맞대결에서 80-81로 역전패했다. 마지막까지 리드를 유지하다가 경기 종료 6초 전 메랄코의 외국인 포워드 아킬 미첼에게 역전 자유투를 허용하며 승리를 빼앗겼다. 이로써 KCC는 EASL 첫 두 경기를 모두 패배로 마무리했다.
KCC가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지난 시즌과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팀이 우승하는 데에 주요한 역할을 했던 최준용과 송교창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해 있다. 허웅도 무릎 부상으로 경기를 온전하게 소화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악재도 겹쳤다. 시즌 개막 직전 2옵션 외국인 선수인 타일러 데이비스가 갑작스레 빠지며 38세의 리온 윌리엄스가 대체 선수로 급하게 투입됐다. 득점을 책임져야 할 디온테 버튼은 경기력 부진이 크다. KCC는 1라운드를 4승 5패로 힘겹게 버텼다.
빈약한 리바운드 개수가 KCC의 체력 소진을 방증한다. KCC는 평균 리바운드 개수가 26.1개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9위 창원 LG(31.9개)와도 5개 이상 차이 난다. 버튼은 평균 리바운드 개수 7.8개에 그치고 있다.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꼴찌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최준용과 송교창이 복귀하면 KCC의 골 밑 옵션이 지금보다 풍부해진다. 국내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가능하다. KCC는 다음 달 4일 일본에서 류큐 골든킹스와의 EASL 조별리그 마지막 원정 경기를 치른다.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는 KCC가 올해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