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잠재력 바닥난 韓 제조업…기업 절반 이상 '신사업 추진 無'

2025-08-04

국내 제조 기업의 약 84%가 주력 제품의 성장 잠재력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절반 이상 기업들은 자금난, 불투명한 시장 전망 등에 억눌려 신사업 추진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4일 전국 제조업체 218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신사업 추진현황 및 애로사항’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4.5%는 현재 자사의 주력 제품이 시장 포화 상태인 성숙기라고 답했고, 시장 감소 상황인 쇠퇴기라고 답한 기업도 27.8%에 달했다. 수요가 증가하는 성장기라고 답한 기업은 16.1%에 그쳤고, 시장 형성 초기인 도입기란 응답은 1.6%에 그쳤다. 10곳 중 8곳이 현재 주력 제품 시장이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고 본 것이다.

성숙·쇠퇴기라고 응답한 비중을 업종 별로 보면 비금속광물이 가장 높았고 정유, 석유화학, 철강이 뒤를 이었다. 기계, 섬유, 자동차, 식품, 전자 등의 업종도 80%가 넘는 응답 비중을 보였다.

반대로 한국 기업들의 신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재 주력 제품을 대체할 신사업을 착수했거나 검토 중에 있는 지를 묻는 질문에 57.6% 기업이 ‘현재 진행 중인 신사업이 없다’고 답했다.

어려운 경영 여건과 시장 상황 등 복합적 요인이 원인으로 꼽혔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응답 기업들은 ‘자금난 등 경영상황 악화’(25.8%)와 ‘신사업 시장·사업성 확신 부족’(25.4%)을 꼽았으며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했다’(23.7%)는 응답도 많았다. 이어서 ‘인력 등 제반여건 부족’(14.9%), ‘보수적인 경영 방침’(7.3%) 등이 요인으로 지목됐다.

어렵게 추진한 신사업 과정에서는 불확실한 시장 전망이 발목을 잡았다. 응답 기업의 47.5%는 신사업 과정에서 겪는 애로 사항으로 ‘신사업 시장전망 불확실성’을 꼽았다. 대미 관세협상에 대한 불확실성과 내수경기 침체장기화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상의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첨단 산업 분야는 물론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기존 주력 제조업에 대한 균형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 직접환급제 도입 등 투자 인센티브를 과감하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주요국이 첨단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지 않도록 지원 규모를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기 산업 등에 대해서는 과잉 설비 폐기 세액공제 특례 재도입 등 사업 재편 비용, 구조조정 부담을 줄이는 한편 신사업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전력요금 감면, 고용유지 지원금 확대 등을 주문했다.

김현수 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높은 불확실성에 위축된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의 실패 리스크를 분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레드오션에 접어든 제조업이 성공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도록 투자 장려책과 AI 도입을 통해 기업 활력을 북돋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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