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에서 3m가 넘는 킹코브라의 공격을 받고도 살아남은 40대 여성이 화제다. 그는 뱀을 맨 손으로 죽이고 병원에 실려가는 중에도 정신을 잃지 않는 강인함을 보였다.
25일 태국 카오솟 잉글리시에 따르면 캄보디아와 맞닿는 태국 남부 사깨오주에 사는 수핀 완펜(47)씨는 지난 19일 친척들과 함께 버섯을 따러 저수지 근처로 나갔다가 킹코브라와 마주쳤다.
몸길이 3m가 넘는 킹코브라는 순식간에 완펜씨에게 달려들었고 그의 왼쪽 다리를 물었다. 이미 물려버린 상황에서 그가 떠올린 생각은 단 하나, 뱀을 포획해 의사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주변에는 무기로 삼을 만한 나뭇가지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완펜씨는 코브라의 목을 발로 차 정신을 잃게 만들고 바닥으로 짓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완펜씨는 “당시 좌우에는 길이 없었고, 등 뒤는 유칼립투스 나무가 가로막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발로 차고 밟았다. 왼쪽 다리를 물렸지만 계속 싸웠다. 턱 밑을 발로 차서 쓰러뜨렸다”고 전했다.
코브라를 무사히 제압한 완펜씨는 인근에 있을 가족들에게 전화해 상황을 알렸다. 그는 왼쪽 무릎과 종아리를 물린 상태였다. 가족들은 독이 더 퍼지지 않도록 완펜씨의 다리를 묶고, 구조대에 전화해 상황을 알렸다. 그는 코브라에 물린 지 2시간 30분 만에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다.
완펜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까지 정신을 잃지 않고 치료를 받았다. 그가 뱀을 죽여 병원까지 들고 왔기 때문에 의사들은 정확한 해독제를 빠르게 투여할 수 있었다.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가 현재는 무사히 회복해 퇴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은 완펜씨의 친구 칸니아 루앙사가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해당 게시글은 1만 4000개 이상의 '좋아요'와 1100여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화제가 됐다.
완펜씨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눈 앞으로 자녀들과 조상들의 얼굴이 번쩍이듯 보였다. 그리고 내가 살아야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생사가 달린 순간에는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당황하지 말고,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라”고 조언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