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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해보험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갱신했다. 나채범 대표의 '여심 공략' 전략이 주효한 가운데 향후 연임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이날 2024년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5% 증가한 382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9675억원으로 이전 연도 5조5398억원보다 7.7%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에서 30.8% 증가한 5033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장성 보험 부문 매출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장기보장성보험 신계약 매출액은 728억원으로 월 평균 6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다만 4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은 365억원으로 이전 연도보다 1.2%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3억원으로 전년 동기 580억원 대비 28.6% 감소했다.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K-ICS, 킥스) 비율 잠정치는 지난해 말 212%로 전 분기 215.8% 대비 3.8%포인트 감소했다. 경과조치 전 지난해 말 킥스 비율 잠정치도 전 분기 대비 4.2%포인트 하락한 174%로 집계됐다.
한환손보는 호실적 배경에 대해 지난해부터 여성 및 유병력자(간편) 보험상품의 비중을 확대해 온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여성 웰니스 리딩 파트너'라는 브랜드 비전 아래 여성을 가장 잘 아는 보험사를 표방하며 관련 상품을 개발·출시하는 한편, 여성 맞춤형 서비스 확충으로 관련 입지를 구축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손보의 여성보험 매출은 2023년 3분기 기준 37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60억원까지 늘었다.
실제 한화손보는 2023년 취임한 나채범 대표를 필두로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한 사업 전략을 펼쳐 왔다. 취임 3개월 만인 이듬해 6월 보험업계 최초로 여성 생애주기와 건강 등을 연구하는 기관 '라이프플러스(LIFEPLUS)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했다. 펨테크연구소의 연구를 바탕으로 출시한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등 상품의 지속적인 판매 호조가 견조한 실적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여성보험 관련 획득 배타적 사용권만 무려 17개를 획득하며 손보업계권 가운데 가장 많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보험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배타적사용권은 창의적인 보험 신상품을 개발한 회사에게 보험협회가 부여하는 개발 이익 보호권을 말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나 대표의 향후 연임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점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성 특화 보험사라는 입지 확립과 영업체질 개선을 통해 손익 제고에 기여했다"며 "향후 장기인보험 부문에서 성장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나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 22일까지다.
다만 한화손보에게는 올해 자본 확충을 통환 주가관리와 주주환원 강화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손보의 자본 규모는 3조794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4056억보다 9.6% 감소했다. 지난해 초 실적 상승세를 바탕으로 배당을 재개했음에도 업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연말 배당 불확실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