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주요 대선 경선 후보들이 연일 정책 공약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청년·노인 세대를 공략하는 ‘세대형’, 홍준표 후보는 깜짝 공약으로 이슈몰이에 나서는 ‘트럼프형’, 한동훈 후보는 숫자로 정책 목표를 강조하는 ‘숫자형’으로 평가된다. 나경원 후보는 극우층에 소구하는 ‘이념형’, 안철수 후보는 전문성을 강조하는 ‘과학형’으로 요약된다.
‘세대형’ 김문수···노인·대학생 동시 공략 — 김 후보는 청년선거대책본부를 따로 꾸리는 등 출마 초반부터 ‘청년’을 강조했다. 약점으로 꼽히는 70대 중반 나이와 올드한 이미지를 청년 정책으로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22일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가 인근 원룸촌의 용적률·건폐율을 완화해 민간 원룸 주택이 반값에 공급되도록 하겠다”며 ‘대학가 반값 월세존’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1인형 아파트·오피스텔 공급 확대, 생활 분리 세대 공존형 주택 보급 등으로 청년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층인 노인 세대에 소구하는 정책도 내놓았다. 지난 20일 발표한 고령층 교통·주거 공약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이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버스를 무임승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버스로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형’ 홍준표···사형제 부활 등 이슈몰이 — 홍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돌격형’이다. 그는 이날 대한의사협회 이택우 회장과 박단 부회장 등을 만나 “(윤석열) 정부가 무너지게 된 첫번째 단초가 의료계하고 충돌”이라며 “여야 정치인 중에 이 문제를 책임지고 조정하고 나설 사람이 (나밖에) 없다. 새 정부가 생기면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을 찾자고 찾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박 부회장을 향해 “워낙 깐깐한 사람이라 그런지 내가 대구시장 있을 때도 ‘한번 보자’고 했는데 안 만나주더라. 오늘 와서 봤다”고 했다.

홍 후보는 조기 대선이 결정된 직후인 지난 6일부터 페이스북에 수시 폐지·수능 연 2회 실시, 헌법재판소 폐지, 흉악범 사형 집행 부활 등 포퓰리즘성 공약으로 이슈몰이를 해왔다. 그는 지난 18일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한다며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PC(정치적 올바름) 주의’에 맞서 ‘건강한 가정이 해답이다’라는 패밀리즘을 확산시키겠다”고 했다.
‘숫자형’ 한동훈···3·4·7·5 다음은?
한 후보는 핵심 공약으로 ‘성장하는 중산층’을 내세우는데, 숫자로 성장 목표를 제시하는 게 특징이다. 한 후보는 지난 15일 구체적인 성장 비전으로 숫자 ‘3·4·7’을 내세웠다. 이는 인공지능(AI) G3(3대 강국), 국민소득 4만달러, 중산층 70% 확대를 뜻한다. 그는 AI 산업에 200조원 투자를 제안했다.

한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개의 서울을 만들겠다”며 ‘5대 메가폴리스’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메가폴리스에는 AI, 바이오, 에너지, 미래차, 반도체 등 국가전략 5대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대학·연구소·청년인재·민간자본이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념형’ 나경원···핵무장·국회 해산 등 선명성 강조
대표적인 ‘아스팔트 반탄(탄핵 반대)파’인 나 후보는 ‘이념’을 강조한다. 나 후보는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후보 비전대회에서 “이념은 철지난 유물이 아니다. 이념은 밥”이라며 “이번 대선은 체제 전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의 국회해산권과 사전투표제 폐지 등을 제안했다.

나 후보는 독자 핵무장론 등 극우층에 소구하는 안보 정책도 내놨다. 그는 지난 17일 회견에서 “자유대한민국의 핵 주권을 선언한다”며 “1년 안에 핵무장을 최종 결단하고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모든 기술적, 제도적, 외교적 준비를 반드시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반중 정서에 편승하기 위해 중국의 서해구조물 설치를 비판하고, 댓글 작성자 국적 의무 표기법을 발의햇다.
‘과학형’ 안철수···법률가 후보들과 차별화
의사 출신으로 안철수연구소(안랩)을 창업한 안 후보는 ‘과학’을 강조한다. 그는 지난 13일 10대 공약 발표 회견에서 한동훈·홍준표·나경원 등 다른 법조인 출신 후보들을 겨냥해 “과거의 법률가가 아닌 미래를 이해하는 과학자, 경제인이 나라를 이끌어야 할 시대”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AI,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K-서비스 산업을 5대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가장 역동성 있고 강한 나라로 만들겠다”며 2035년까지 AI 세계 3강 진입, 과학기술 핵심 인재 100만명 양성 등을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