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교황에 이탈리아·필리핀·헝가리 출신 추기경 거론···다시 시작된 보수 vs 진보 경쟁

2025-04-21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하면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를 거쳐 선출될 차기 교황 유력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차기 교황은 가톨릭 전파와 인류의 평화를 위해 덕망을 쌓으며 동료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는 추기경이 선출된다.

‘바티칸의 2인자’ 국무원장은 매번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돼왔다. 이탈리아 출신 피에트로 파롤린 현 국무원장(70) 역시 유력 교황 후보다. 30년간 교황청 외교부에서 일한 그는 2015년 미국과 쿠바의 관계 개선, 2018년 중국이 교황을 가톨릭 최고 지도자로 인정한 바티칸·중국 협정을 끌어낸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파롤린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매체 스펙테이터는 “파롤린 추기경은 11년간 이어진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기적인 잔혹한 개각 속에서도 살아남았다”고 평가했다.

가톨릭 매체들은 필리핀 출신의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68)도 유력한 교황 후보로 꼽았다. 타글레 추기경이 당선되면 최초 아시아 출신 교황이 탄생한다. 진보 성향으로 꼽히는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찬가지로 사회 정의와 가난한 이들에 대한 배려 등을 주요 의제로 두고 있다. 그는 과거 가톨릭 교회가 성 소수자 신도들에게 “가혹한 말을 던진다”고 비난한 바 있다. 미국 매체 유에스가톨릭은 그가 “미디어에 능숙하고, 카리스마 넘치며, 쾌활하다”고 평가했다.

보수 진영 사이에서는 헝가리의 에르되 페테르 추기경(73)이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는 2014년 재혼한 신자에게 성찬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시리아 내전으로 수많은 난민이 유럽으로 건너가자 난민 수용에 반대하기도 했다. 2006년부터 10년간 유럽 주교회의 평의회 의장을 지낸 그가 당선되면 정통 가톨릭이 약한 동유럽 신자들의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국제 금융 시스템 개혁을 주창하는 가나 출신 피터 터크슨 추기경과 가톨릭 전통주의자인 안젤로 스콜라 이탈리아 밀라노 대주교, 난민을 거부한 유럽국에 일침을 날린 마리오 그레그 몰타 대주교 등도 지지 세력이 형성돼있다.

교황 선출권을 가진 전 세계 약 100여명의 추기경은 향후 바티칸으로 모여 콘클라베에 참여한다. 추기경단은 공개 후보 없이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매일 한다. 존재감이 미미했던 추기경이 반전으로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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