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K팝 데몬 헌터스’ 흥행에 작중 등장한 K푸드 관심 확대
“K푸드 인기 배경엔 스토리도 한몫”…콘텐츠 통한 홍보 효과 기대
농심 신라면·오뚜기 진라면 등 반사이익…구체적인 협업은 아직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K팝을 주제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세계적인 흥행을 거두면서, 콘텐츠에 등장한 K푸드도 깜짝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해외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최근 상승세를 탄 라면·스낵 수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기업들은 ‘케데헌 열풍’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중 케데헌 주인공들이 김밥이나 호떡에서부터 컵라면, 각종 과자 등을 즐기는 모습이 담긴 만큼, 해외에서 판매되는 ‘K푸드’들이 간접적인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공개 5주차가 지난 케데헌은 2주 연속 넷플릭스 전체 1위를 수성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누적 시청 수도 1억 회를 넘어섰다. 과거 영화 ‘기생충’이나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흥행할 당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나 삼양라면 등이 짧은 등장 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던 만큼, 식품기업들은 케데헌에 등장한 컵라면이나 과자 등도 일정 부분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K푸드 인기에는 제품 자체의 맛과 품질 외적으로도 K팝·영화·드라마 등 콘텐츠와 결합한 스토리적인 부분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면서 “애니메이션이라 제품 실물이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이 즐겨 먹던 음식과 유사한 제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K콘텐츠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K라면’은 이번에도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중 ‘동심 신(神)라면’의 경우 제품명은 농심 신(辛)라면을, 제품 맛과 디자인 등은 오뚜기 진라면과 닮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양사 제품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보니 실제 제품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는 농심과 오뚜기로서는 예상 밖의 원군을 얻은 셈이다.
케데헌 ‘반짝 특수’가 현실화되면 최근 상승세를 탄 라면 수출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7억3172만 달러(약 1조184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라면 수출액이 상반기에 1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 생산량 확대, 농심 신라면 효과 등으로 하반기에도 라면 수출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K콘텐츠’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 해외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농심과 오뚜기 등은 아직 직접적인 협업 마케팅에 나서진 않고 있다. 케데헌이 예상치 못한 흥행 실적을 거둔 만큼 미리 협업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던 데다, 이미 별도로 글로벌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최근 신라면 브랜드 슬로건 ‘Spicy Happiness In Noodles’를 제정하고 글로벌 통합 캠페인에 나서고 있고, 오뚜기도 해외 현지에서 'BTS 진X진라면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콘텐츠 노출에 따른 홍보 효과를 따로 분석할 수 없어 직접적인 판매량 증가 효과를 계량하긴 어렵다”면서 “자사 제품 연상 효과가 있는 만큼 케데헌 협업 마케팅을 검토 중이긴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