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후폭풍···건설株, 규제 리스크에 주가 '빨간불'

2025-08-25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업계가 규제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업황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이에 지난 6월 말 새정부 출범으로 주택 공급 확대와 원전 수출 등이 기대돼 반등했던 건설 관련 종목이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중대재해 관련 규제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건설사의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 기준 KRX 건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90(1.2%) 오른 837.71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지수는 지난 6월 말 새정부 출범으로 건설업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종가 기준 914.75를 기록하며 상승한 바 있다. 이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기대감이 일부 소멸되면서 6월 말(924.87) 대비 9.3% 떨어졌다. 같은 기간 3.04% 하락한 코스피 지수 보다 3배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지수 구성 종목 중 한 개인 DL이앤씨의 주가는 26%가량 급감했다. 지난 8월 DL이앤씨의 자회사인 DL건설의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DL건설은 현재 당국으로부터 중대재해가 발생하게 된 원인과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DL이앤씨를 제외한 현대건설(21.33%), 한전기술(13.22%), GS건설(14.74%) 등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검찰 기소한 사건 중 31건에 대해 1심 판결이 내려졌다. 그 중 29건에 대해 유죄가 선고됐다. 즉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될 경우에 높은 가능성으로 유죄 판결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유죄 판결 사례를 보면 건설업이 총 16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인 51.6%를 차지해 제조업(12건), 기타(3건) 중 가장 비중이 높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과제와 국무회의 등에서 직접 언급하며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며 "이에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와 DL건설 양사에 대한 압수수색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수사가 진행되면서 건설 종목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해외 사업 비중이 높고, 산업 안전에 투자할 여력이 충분하다"면서도 "그럼에도 중대재해법 적용 기준이 비율이 아닌 절대적인 수치라는 점에서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더해 중대 재해가 발생한 기업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아지면서 건설업계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달 중대사고 발생 기업에 ESG 평가 불이익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다음 달 발표되는 종합대책에 따라 건설업계에 미칠 파장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더해 금융 부문에 대한 규제가 건설사에게 더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아직 건설업계의 잠재 리스크 요인 중 하나인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에 ESG 평가 통한 금융 규제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로 인한 타격이 제한적일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다만 산업재해 발생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리 현장을 줄이고 다수의 노동자를 통제하는 방식의 공정이 진행돼 착공 현장이 감소하는 여파로 주택 공급 절벽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존재한다. 여기에 영업 및 건설업 면허정지로 건설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점이 주가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 동안 부족한 착공으로 인해 주택 매출은 이미 감소해왔고 앞으로도 감소할 것 이라는 전망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현재 건설주 투자 포인트가 주택 사업이 아니다"며 "산업재해 발생 시 공정을 중단하는 현장들의 매출 감소 외에,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추가 계상하면서 발생하는 원가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