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국토부 갈등에 자율주행 인프라 6년 밀려"

2025-01-21

자율주행 통신 표준을 둘러싼 정부 내 갈등으로 인프라 구축이 최대 6년 이상 지연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점검(자율주행 인프라 구축 실태)’ 주요 감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정부는 2027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2021년까지 자율주행을 위한 차량 통신 방식을 결정하기로 계획했다.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롱텀에볼루션(LTE) 방식을 제안한 반면 국토교통부는 근거리무선망(와이파이) 방식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기획재정부는 와이파이와 LTE 방식의 성능을 비교·실증한 뒤 기술을 채택하라는 조정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토부와 과기부는 이 같은 조정을 따르지 않은 채 비교 시험을 차일피일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고 뒤늦게 공동작업반을 구성해 성능 비교 시험을 한 결과 LTE 방식이 최소 2배 이상 최대 유효 통신 영역이 넓은 데다 혼잡·비가시(안 보이는) 상황에서 통신 성능도 더 우수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국토부와 과기부는 2023년 12월 단일 통신 방식을 LTE로 확정했다. 협의에 나선 지 4년 2개월 만이다.

감사원은 “정부 부처 간 의견 차이로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이 최대 6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세계 최초로 완전 자율주행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정작 차량 통신 방식을 제때 결정하지 못해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이번 감사에서는 차량이 밀집한 ‘혼잡 상황’과 통신 경로에 대형 차량 등 장애물이 있는 ‘비가시 상황’에서 통신 기술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문제도 발견됐다.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에게 향후 자율주행 신기술 도입 시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객관적인 성능 자료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도록 업무 절차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에 요청해 혼잡·비가시 상황에 관한 통신 성능 표준을 만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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