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의 Tea Master] 유럽의 수도, 벨기에의 호텔 앤 애프터눈 티 명소 이야기

벨기에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수도 브뤼셀에 있어 ‘유럽의 수도’로 불린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극찬한 세계문화유산, 그랑플라스(La Grand-Place)를 비롯해 왕립미술박물관, 레이큰 궁전(Laken Castle)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또한 고디바(Godiva), 노이하우스(Neuhaus), 길리안(Guylian) 등 세계적인 수제 초콜릿 브랜드의 나라기도 하다. 이번 호에서는 수도 브뤼셀에서 스페셜티 티나 초콜릿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유명 호텔이나 티룸을 소개한다.

16세기 브뤼셀의 산 역사
로코 포르테 호텔 아미고 브뤼셀

브뤼셀의 대광장인 그랑플라스(La Grand-Place)는 수백 년에 걸친 역사를 지닌 고딕,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이 길이 100m 이상으로 이어져 이곳을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17세기로 되돌아간 느낌을 준다. 그러한 가운데에는 16세기에 건립돼 브뤼셀의 살아있는 역사라 할 만한 건물로 1950년대 호텔로 개조된 지금의 로코 포르테 호텔 아미고(Rocco Forte Hotel Amigo)도 있다.

이 건물의 모체는 1522년에 건립됐는데, 시 정부에서 구입해 교도소(Vrunt)로 운영했다. 그런데 당시 이곳에 주둔한 스페인 군사들이 그 말을 ‘친구(Friend)’와 발음이 같은 ‘프렌드(Vrend)’로 발음하면서부터 스페인어로 ‘친구’라는 뜻인 ‘아미고(Amigo)’로 불리게 됐다고 하며, 이 건물의 초석은 오늘날 호텔의 일부로 남아 있다.

블라톤 일가(Blaton Family)가 1958년 브뤼셀에서 ‘더 인간적인 세상을 위한 세계의 평가’를 주제로 개최하는 세계 박람회(EXPO 58)에 참석하기 위해 전 세계로부터 방문한 왕가나 예술가들의 숙박을 위해 건물을 개조, 호텔 아미고(Hotel Amigo)로 첫 문을 열었다. 이 호텔에는 18세기 플랑드르 태피스트리를 비롯해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인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1898~1967)의 작품 등 많은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2000년도 로코 포르테(Rocco Forte) 일가에서 호텔을 인수한 뒤 지금의 ‘로코 포르테 호텔 아미고’의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리딩 호텔스 오브 디 월드(LHW)의 회원사로서 브뤼셀 최고의 5성급 럭셔리 호텔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콩테 나스타 트래블러(Condé Nast Traveler)>가 ‘북유럽 4대 호텔’로 손꼽은 만큼 호텔 내부 시설이나 각종 다이닝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리스토란테 보코니(Ristorante Bocconi) 레스토랑은 이탈리아와 벨기에의 다양한 지역에서 영감을 받아 셰프들이 벨기에 최고의 이탈리아 요리를 선뵈는 명소로 수석 셰프와 푸드 디렉터가 오직 벨기에 산물로 창조한 독특한 이탈리아 요리들을 경험할 수 있다.

바(BAR) A는 세계 유명 인사들의 방문지로 연극, 영화, 정치 등 각계의 유명 인사들이 이곳에 들러서 칵테일을 즐겼다. 바의 실내에는 이곳에 들른 유명 인사들의 초상화나 기념사진들이 걸려 있으며 라이브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최고 수준의 바텐더들이 창조하는 예술적 수준의 칵테일들을 경험할 수 있다.

런치 타임은 이탈리아 요리의 세계적인 대가인 풀비오 피에란겔리니(Fulvio Pierangelini) 셰프가 독창적인 미식 세계를 연출하면서 이탈리아 요리 애호가들의 ‘환호의 장’이 됐다. 또한 이곳은 티 애호가들에게 매우 색다른 애프터눈 티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벨기에 최고급 초콜릿 브랜드인 ‘피에르 마르콜리니(Pierre Marcolini)’에서 창조한 부드러운 초콜릿과 함께 초콜릿 애프터눈 티(Chocolate Afternoon Tea)도 즐길 수 있다. 이 호텔의 애프터눈 티에는 피에르 마르콜리니 브랜드 초콜릿과 마카롱이 반드시 들어가는 것이 큰 특징이다. 세계 최고의 초콜릿 산지인 벨기에를 방문한다면 이곳에 들러 그 맛의 향연을 경험하면서 마치 유명 인사가 된 듯한 기분을 내 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를 높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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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 포르테 호텔 아미고 브뤼셀의 애프터눈 티 바로가기

신고전주의 아이콘, 마르튀르 광장의
줄리아나 호텔 브뤼셀

브뤼셀 중심부에는 신고전주의의 상징인 마르튀르 광장(Place des Martyrs)이 있다. 이곳에는 1830년 벨기에가 네덜란드로부터 독립을 위해 일으킨 벨기에 혁명(Belgian Revolution)의 영웅 400인들이 묻혀 있다. 그러한 역사적인 배경으로 광장의 이름이 프랑스어로 순교자를 뜻하는 ‘마르튀르(martyr)’로 명명됐다. 이 광장 주위에는 거대한 맨션을 연상키는 분위기로 브뤼셀에서도 5성급 럭셔리 호텔로 유명한 줄리아나 호텔 브뤼셀(Juliana Hotel Brussels)이 있다. 이 호텔은 실내로 들어서면 신고전주의 예술성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조성돼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도 최대한의 안락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브라스리(The Brasserie) 레스토랑은 천장에 아르데코 양식의 디자인과 신고전주의적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테이블 세팅으로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여성 수석 셰프가 엄선한 제철 식자재로 선보이는 프랑코-벨기에식 메뉴는 미식 수준이 매우 높다. 물론 베지테리언, 비건, 글루텐 프리 요리들도 선뵌다. 브렉퍼스트는 매일 건강 요리를 중심으로 서비스하고, 런치는 화요일~토요일, 디너는 금요일~토요일만 서비스한다.

라운지인 바(The Bar)는 실내 디자인이 매우 화려하다. 오리엔탈 기풍을 내기 위해 천장과 벽을 청동과 황동으로 조성하고, 고대 그리스의 영웅인 테세우스와 괴물인 미노타우로스의 조각상을 벽에 설치했다. 이는 가구 예술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필립 앤 켈빈 라베른(Philip & Kelvin LaVerne)의 작품이다. 필립과 켈빈은 부자간으로서 아방가르드 가구 디자인업계에서는 세계적인 거장이다.

이곳에서는 애프터눈 티나 아페리티프와 같이 비교적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요리들을 제공한다. 이곳의 애프터눈 티는 어쩌면 티 애호가들에게는 다소 실망을 안겨 줄 수도 있는데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의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와 다소 거리가 멀고 초콜릿 음료나 커피 또는 티와 함께 마카롱, 초콜릿 과자, 조그만 페이스트리로 매우 간단하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벨기에 지역만의 특색이 담긴 ‘벨기에식 애프터눈 티’를 경험해 보는 것도 무척 중요한 일이다. 또한 현대 가구 조형의 시각 예술적인 감동과 함께 바텐더가 건네는 샴페인을 비롯해 그들이 창조한 다양한 칵테일에서도 미각 예술적인 감동도 함께 느껴 보길 바란다. 심리학에서 ‘사람은 분위기가 90%’라는 말도 있듯이, 아마도 그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juliana-brussels.com/en/luxury-hotel-belgium-brussels

그랑카르메 거리의 동양 찻집
페퍼민트 티룸

수도 브뤼셀에는 전 세계의 스페셜티 티와 함께 간단한 푸드를 즐길 수 있는 명소가 있다. 그랑카르메(Grands Carmes) 거리에 있는 페퍼민트 티룸(Peppermint Tea Room)으로 매우 아담하고 조용하다. 벨기에풍의 건물 속에서 동양풍의 주철 주전자와 도자기 사발을 사용, 티를 준비해 마시는 과정에서 잠시나마 마음 속에서 힐링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티룸은 브뤼셀에서도 관광명소로서 매우 유명하며, 유럽의 관광객들이 온라인으로 예약을 통해 방문, 브런치나 티타임을 즐긴다. 북유럽에서 동양적인 분위기의 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동양인들에게는 뜻밖에 ‘잎차(Loose Leaf)’를 만나기 때문에 아마도 깜짝 놀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