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리고 용량 줄이고"…편의점업계, 고물가 소비자心 공략 '총력'

2025-02-25

【 청년일보 】 고물가 기조와 내수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편의점업계가 소비자의 팍팍한 지갑 사정을 고려한 맞춤형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들은 최근 경기 불황 지속으로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고물가로 인해 불황형 소비가 계속되고 있다"며 "업체 입장에서도 매출은 고사하고,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같은 고민은 소비자와 가장 근접한 생활권에 위치한 편의점업계에도 난제로 작용하고 있다.

편의점 업체 A사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품목이 주로 일상 생활과 가까운 식품·소비재가 많다보니 물가 상승으로 인한 타격이 굉장히 직접적"이라며 "이에 소비자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상품을 기획, 판매하기 위해 업계 전체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CU, GS25,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업체들은 소용량 상품은 물론, 일부 상품의 가격을 인하하며 고물가 기조에 부합하는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CU는 자사 아이스드링크 '델라페(delaffe)' 커피 가격을 최대 200원 인하하며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앞장서고 있다.

CU는 커피값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의 주머니 부담을 덜기 위해 델라페 인기 커피 상품인 블랙아메리카노·제로 스윗 아메리카노·제로 헤이즐넛·바닐라라떼·캐러멜라떼 등 5종 가격을 100~200원 인하하기로 했다.

콜드브루·디카페인 등 커피 상품 7종에 대해서도 가격 동결을 결정했다.

CU의 자체 파우치 음료 브랜드인 델라페는 연간 1억5천만개 이상 판매되는 음료 상품이다. 얼음컵에 붓기만 하면 완성되는 간단한 음용 방법은 물론 다양한 맛과 2천원 내외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실제, 최근 3개년간 CU의 아이스드링크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지난 2022년 11.8%, 2023년 10.3%, 2024년 12.4%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CU는 아이스드링크가 5월부터 매출이 급격히 오른다는 점을 감안해 델라페 가격을 인하에 수요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CU는 오는 3월 중순까지 다양한 델라페 음료를 출시하며 상품 구색까지 확대한다.

구체적으로 헤이즐넛·스윗 아메리카노·복숭아아이스티 등 스테디셀러 상품들을 시작으로 2025년 델라페 음료 23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CU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 델라페로는 '팝핑톡' 3종(코코넛 수박·메론·레몬)을 내놓는다.

요거트 펄을 해외 직소싱해 종합식품회사 태웅식품과 손잡고 만든 전용 음료로, 시원한 음료에 요거트 펄 형태의 알갱이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믹솔로지 트렌드에 맞춰 무알콜 칵테일인 '목테일' 상품도 선보인다. 대표적인 클래식 칵테일인 모히또라임, 피나콜라타 맛 목테일과 커피 베이스의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목테일 등으로 출시한다.

GS25는 자사의 판매 1등 닭가슴살 상품의 가격을 낮췄다. GS25는 이달 13일부터 '리얼프라이스 닭가슴살(100g)'의 판매가를 2천300원에서 1천800원으로 21.7% 인하했다.

GS25 측은 원료, 성분, 맛 등 일체의 변화 없이 가격만 최저가 수준으로 낮췄다고 강조한다.

이번에 가격을 내린 리얼프라이스 닭가슴살은 지난 한 해만 350만개가 판매된 상품이다.

국내산 닭 가슴살을 사용해 12시간 냉장 숙성을 거친 뒤 고온 스팀 공법으로 익혀 부드럽고 비린 맛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단백질 함량은 24g이며 오리지널·블랙페퍼·갈릭 등의 맛이 있다.

GS25는 상품 가격을 인하함과 동시에 프리미엄 라인업도 강화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힌다.

구체적으로 단독 운영 중인 '유어스 프리미엄 수비드 닭가슴살', '랭킹닭컴 슬라이스 닭가슴살'을 비롯해 '한끼통살 그릴드 닭가슴살'을 선보인다.

GS25는 과거 가성비로 인기가 높았던 식품 상품인 '바삭 김밥'도 4년만에 재출시했다.

2009년 출시된 바삭 김밥은 얇고 길쭉한 형태와 자르지 않고 손으로 잡아서 먹는 취식 방법이 특징인 상품이다.

2021년 단종된 이 상품은 가격이 저렴하고, 취식이 간편해 소비자로부터 끊임 없는 재출시 요구를 받아왔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또한, GS25는 고물가 속 편의점에서 아침을 해결하는 트렌드가 이어짐에 따라 바삭 김밥에 대한 재출시를 결정하게 됐다고 부연한다.

이번 바삭 김밥 리뉴얼 핵심은 아침에 편의점에서도 갓 만든 김밥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김의 바삭한 식감을 살린 것이다.

삼각김밥 포장 기술을 그대로 접목해 밥과 김 사이에 필름을 넣어 눅눅함을 방지했다. 필름을 화살표 방향으로 뜯어 김과 내용물을 직접 말아 섭취하면 된다.

리뉴얼 전 대비 김밥 지름은 2.8cm에서 3.3cm로 늘렸으며 토핑 비율도 높였다. 1천원대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커피플레이션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고 고물가 상황 속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세븐셀렉트 착한아메리카노블랙'을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230ml 용량으로 동일 용량 상품 대비 약 40% 저렴하게 출시됐다.

세븐일레븐 측에 따르면, 이 커피 제품은 가성비는 물론 브라질 원두, 에티오피아 드립커피 추출액을 첨가하며 품질도 끌어올렸다.

또한, 콜롬비아 커피 농축액 등을 블렌딩해 우수한 바디감도 살렸다.

세븐일레븐은 앞서 작년 7월에는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업계 최저가에 도전하는 900원 파우치음료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900원 파우치음료는 ‘세븐셀렉트 착한청포도에이드’, ‘세븐셀렉트 착한청사과에이드’ 2종으로 여름이 제철인 청포도와 청사과가 함유되어 새콤달콤한 과즙 맛을 느낄 수 있다.

해당 상품은 용량이 320ml로 동일 용량 상품과 비교 시 35% 가량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선보였다. 출시 6개월 가량이 된 현재 기준 누적 판매량은 1백만개를 넘어섰다.

이마트24는 이달 업계 단독으로 가성비 소포장 빵인 '우유롤케이크(2천원, 4개입)'를 선보인다.

우유롤케이크는 카스텔라 롤 케이크 사이에 연유와 우유분말로 만든 담백한 크림을 넣어 작은 사이즈로 만든 상품으로, 1개(20g)씩 개별 포장한 롤케이크 4개가한 팩으로 구성되어 휴대성과 섭취 편의성을 높였다.

이번 상품은 대형마트에서 대용량(50개입)으로 판매하던 상품을 편의점 채널에 맞춰 4개입 소용량 상품으로 단독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보다 앞서 업계 단독으로 선보인 '18겹밀푀유식빵'과 '밀크브레드' 등 가성비 상품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이마트24 측은 강조한다.

18겹밀푀유식빵은 한 겹씩 뜯어먹는 큐브모양 식빵으로 가격은 1천600원이다.

밀크브레드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페이스트리를 스틱형태로 돌돌 말아 만든 것으로 진한 우유 맛을 느낄 수 있다. 밀크브레드는 개별 포장되어 3개입이 들어있다.

이마트24는 가성비 베이커리 트렌드를 이어가기 위해, 내달 '초코큐브 페스츄리(1천600원)'를 추가로 선보이고 향후 가성비 빵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편의점에서도 가성비, 소포장 상품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소비자를 위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자 하는 업계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동안 편의점업계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상품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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