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의 구원자, MSG 스피어

2025-11-02

도박과 성인 쇼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큰 변화에 직면했다. 1990년대 도박을 위해 방문한 인구가 80%에 달했으나 2010년대에 50% 이하로 급감했다. 바야흐로 이 ‘죄악의 도시’는 가족 친화형 오락 도시로 거듭나는 중이다. NFL 슈퍼볼 경기를 유치하고 메이저리그 돔구장 건설 등 가족 단위 관광에 타깃을 맞췄다. 세계 최대 전자기술 전시회인 CES 개최 등 컨벤션 산업도 활발하다.

가족용 공연장 중 2023년 개장한 MSG 스피어는 세계가 경탄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의 끝판왕이다.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MSG)사가 건설비만 23억 달러를 투자한 세기의 프로젝트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구형(球形) 구조물로 지름 157m, 높이 112m 규모로 1만7600석의 객석과 스탠딩 포함 최대 2만 명 관객을 수용한다.

4개 층으로 이루어진 급경사 객석에 앉으면 돔 천장 전체가 화면이 되는 엄청난 스케일에 감탄한다. 인류가 구현한 가장 넓고 가장 입체적인 LED 스크린으로 16K의 초고해상도 화면을 구현했다. 16만 개의 파동 합성 스피커가 설치되어 어느 객석에서도 동일한 입체 음향을 들을 수 있다. 4D의 촉각 좌석까지 겸비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압도적인 몰입형 퍼포먼스가 가능하다. 외부는 전체 표면적 5만4000㎡에 120만 LED 소자를 설치한 거대한 입체 스크린이다. 축구장 7.5개 면적이 밤낮없이 변화하는 구의 화면은 ‘간판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최강 랜드마크가 되었다.

돔과 구는 매우 어려운 구조인 만큼, 건축 역사적으로 하늘과 우주를 상징해 왔다. 20세기 중반, 미국의 건축 기술자 B 풀러는 무한 확장이 가능한 지오데식 돔을 발명해 이론적으로 맨해튼도 덮을 수 있다고 했다. MSG 스피어 역시 강철 삼각형을 무수히 결합한 지오데식 구조로 무게만 3000t에 이른다. 스피어는 말 그대로 라스베이거스 구원의 임무를 띠고 지상에 착륙한 새로운 천체다.

김봉렬 건축가·한국예술종합학교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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