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이머스 플랫폼이 단순기능 로봇부터 연구개발(R&D) '로봇' 판매 경쟁에 돌입했다. 로봇청소기·서빙 로봇을 넘어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선보였다. 로봇 상용화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변 확대와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 법적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G마켓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은 현재 3000만원대 양산형 제품부터 프로그래밍 기반 R&D를 할 수 있는 AI 휴머노이드 로봇를 판매하고 있다. 해당 제품들은 중국 대표 로봇 전문 기업 유니트리가 만든 만든 제품이다.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온라인 쇼핑몰과 오픈마켓을 통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4억원대 휴머노이드 로봇 'H1'은 몸 높이 1.56m, 총 중량 47㎏, 배터리 용량 15암페어(Ah), 인텔 코어 i7-1265U, 3D라이더 등 스펙을 갖췄다.
판매업체에 따르면 RGB 카메라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인간의 움직임을 따라할 수 있다.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발 착용, 물건 내리기, 다른 로봇과의 상호 작용 등 다양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소개됐다. 또, 사용자는 가상현실(VR), 음성 명령, RGB 카메라 등으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다.
앞서 주요 이커머스는 서빙 로봇을 판매했다. G마켓은 지난 2023년 '브이디컴퍼니'와 함께 로봇 제품을 선보였다. 쿠팡도 현재 업소용 서빙 로봇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는 온라인 쇼핑몰로 간편하게 로봇 구매를 할 수 있게 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가 앞당겨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 판매와 관련한 법적 제도가 미비해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로봇청소기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안전한 로봇 판매를 위해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공공기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거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도입 초창기인 휴머노이드 로봇 판매와 관련해 판매 기준을 만들어갈 단계”라면서 “로봇 용도에 따라 인증받아야 할 내용이 서로 다르지만 아직 판매된 제품이 없는 것은 물론 국표원 등 가이드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도 영상 이미지를 수집하고, 인터넷 연결을 통해서 작동하는 만큼 로봇 청소기 등처럼 보안 이슈에 취약할 수 있다”면서 “현재 사물인터넷(IoT) 등과 관련한 보안 가이드라인을 확대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15억달러(약 2조1411억원) 수준이다. 오는 2035년에는 378억달러(약 53조9632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