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뻔한 건 재미없잖아"... 화장품 고인물도 매력 느낄 화장품 플랫폼 등장

2025-02-19

코리아테크, 세계 겨냥 K뷰티 플랫폼 와이레스 론칭

한국과 미국에 K뷰티 플랫폼 앱으로 동시 공개 눈길

서울 북촌에 한옥 모티브 플래그십 스토어도 오픈

해외 관광객 타깃 1층 커피숍, 지하 1층에 매장 운영

가성비 내세운 20여개 브랜드, 1,000여개 품목 판매

코스맥스 등 국내 대표 제조사 생산 제품들로 구성

고가 명품 화장품과 유사한 ‘듀프 제품’들로 MZ 공략

향후 온라인 플랫폼 일본과 베트남 등으로 확장 예정

화장품을 사랑하는 코덕(코스메틱 덕후)들과 오랜시간 다양한 아이템에 목말라 했을 뷰티 고인물들에게 새로운 놀이 공간이 생겨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0년 5월 가히 멀티밤으로 화제를 모았던 코리아테크가 지난해 12월 세계 시장을 겨냥한 K-뷰티 플렛폼 ‘와이레스(YLESS)’를 한국과 미국에 동시 오픈된 것.

와이레스는 기존 뷰티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선과 취향을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독창적이고 힙한 브랜드와 제품들로 구성됐다.

특히 코스맥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화장품 전문제조사가 생산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20여개 브랜드 1,000여개 제품을 구축해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킨다.

일단 시작은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국내 인디브랜드는 없지만 자체 개발한 다양한 유형의 제품을 브랜드별로 라인업해 합리적인 가격의 가성비 높은 제품을 제안한다.

또한 와이레스는 플랫폼 론칭과 함께 서울 북촌에 한옥을 모티브로 한 플래그십 스토어도 오픈했다. 코리아테크가 직접 부지를 매입해 구축한 약 200평 규모의 확 트인 구조의 한옥으로 1층은 뷰티 관련 이벤트 및 문화교류, 카페 공간으로 활용되고, 지하 1층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 마련됐다.

과거 미용 디바이스 라파, 멀티밤 가히 등으로 국내 뷰티 시장을 선도했던 코리아테크가 세계 시장을 겨냥한 구축한 와이레스는 어떤 모습일까. 기자는 세상이 모두 하얀 눈으로 덮였던 지난 6일, 북촌 한옥 마을에 위치한 와이레스를 직접 찾았다.

눈발이 하나 둘 내리던 오후, 기자가 도착한 서울 북촌 한옥 마을 도로가에는 고즈넉한 한옥 카페가 눈길을 끌었다. ‘지음당’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카페 입구는 해외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한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한 한옥 느낌으로 꾸며져 있다.

눈이 오는 날씨임에도 거리를 지나던 관광객들이 안과 밖에서 인증샷을 찍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오고가며 사진 한 장 남기고 차 한잔 할 수 있는 공간으로는 충분했다. 하지만 화장품은 보이지 않았다. 와이레스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내놓았다는 화장품은 어디에 있는 걸까.

뒷문으로 나와 마당 앞에 서니 지하 1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보였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마침내 기다리던 화장품 매장 입구가 보였다.

입구에 들어서자 넓은 매장이 시선을 끌었다. 큰 대형 화면과 다양한 매대들이 보였다. 생각했던 것처럼 화려하거나 특별한 것은 없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본질에 충실한’ 제품만 있을 뿐이었다.

각 제품들은 스킨케어와 색조 등으로 구분돼 20여개 브랜드, 1,000여개 제품들이 각 카테고리별로 진열돼 있다. 색조는 립과 아이로 대변되는 포인트 메이크업부터 파운데이션, 쿠션이 진열된 메이크업 베이스 제품들이 매대 위에 브랜드별로 진열돼 있었고, 메이크업 브러시 등 다양한 툴 제품도 눈에 들어왔다.

또한 스킨케어 진열장에는 피부 고민별 라인업을 구축하고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패드, 클렌징, 선크림 등이 차별화된 제품 특징을 소개하며 진열장을 채웠다.

눈길을 끄는 것은 명품 브랜드 제품과 유사한 이른바 듀프(Dupe)라고 불리는 제품들과 다른 유통에서는 찾기 어려운 제형이나 성분이 특이한 제품들, 그리고 유통, 광고, 판촉비를 최소화해 얻어진 착한 가격이었다.

먼저 와이레스 관계자에 따르면 듀프는 유명 브랜드나 고가 제품과 유사한 품질을 갖추면서도 가성비가 뛰어난 대체 상품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의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듀프 소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확산되고 있다.

와이레스가 선보인 대표 듀프 라인업은 WINK(윙크)라는 이름의 브랜드였다. ‘챔피언을 향한 도전’을 의미하는 윙크는 유명 브랜드의 제품, 성분, 품질을 재현하면서도 업그레이드된 특징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명품 브랜드 립스틱의 컬러와 발림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제품의 지속력을 개선했다. 제품 가격은 고가 브랜드의 약 10%~18% 수준이다.

실제로 기자가 들어 본 제품은 명품 제품에 비해 용기가 가볍고, 용량도 작았다. 하지만 사용감 등에서는 명품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것이 와이레스 직원들의 설명이다. 립스틱의 경우도 발색된 컬러들이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들 제품의 제조사가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들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대표 제조사라는 점에서 제품력을 반은 입증한 셈이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기존에 없던 제형과 차별화된 성분을 내세운 스킨케어 제품들이었다. 이 제품들 역시 용기 가격은 낮추고 제품 내용물에 집중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손에 닿으면 거품 타입의 제형이 크림이나 에센스 제형으로 변하는 스킨케어 제품부터 피부 진정에 효과적인 성분을 고함량으로 담은 제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당연히 가격대도 눈에 들어왔다. 9,000원 대에서 2만원 대 제품들이 주류를 이뤘으며 기자가 찾은 기간에는 이벤트가 진행돼 제품 3개를 구매시 모든 제품을 50% 할인까지 해주고 이었다.

새로운 것을 찾는 코덕들에게는 한번 쯤 경험하고 구매해 보고 싶은 제품임이 충분했다. 특히 해외 역직구로 한국에서 제품을 배송하는 플랫폼 특성상 해외 구매자들의 체험을 위한 구매 니즈에도 부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탄핵 정국으로 어수선한 상황과 해외 관광객 감소 등이 악재로 작용, 와이레스 플래그십 스토어가 시장에서 자리 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플랫폼 역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신규 브랜드를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며, 당초 예고했던 다양한 인기 인디브랜드 입점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흔하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라 과감하고 실험적인 레어템을 매번 새롭게 선보이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최근 해외에서도 K-뷰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이 본격화된다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매장을 둘러보고, 각 제품들을 체험하면서 와이레스가 추가하는 원칙과 가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유통, 광고비를 최소화해 제품 자체에 집중하고 높은 퀄리티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소개한다는 것.

그리고 뻔한 제품이 아니라 늘 새로운 제품을 시도하고 이러한 제품들을 통해 새로운 뷰티 가치를 전달한다는 것들이다.

특히 코스맥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조사의 제품들을 다양한 형태로 브랜드화하고 이들 제품을 시장에서 직접 테스트 하면서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브랜드를 살리고 죽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으로 보인다.

실제로 관계자에 따르면 와이레스는 ‘Why less for your skin?’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인디 브랜드, 즉, ‘뷰티 언더독’들과 함께 뷰티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물론, 해외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제품 체험 기회를 확대하면서 바른 피드백을 통해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계속해 확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도 집중한다.

또한 자체 개발 제품 외에도 새로운 인디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예정이며 미국 외에도 일본과 베트남 등 해외 시장 진출국도 계속해 확대해 갈 방침이다.

최근 K-뷰티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대기업들의 브랜드가 아니라 확고한 아이덴티티로 무장한 중소 인디브랜드들이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얻으면서 K-뷰티 중심의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 플랫폼도 크게 성장했으며, 새롭게 문을 여는 곳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미 일본 제품 수입을 통해 국내에서 큰 성과를 얻었고, 가히 브랜드를 통해 멀티밤 열풍을 만들었던 코리아테크의 새로운 플랫폼 시장 진출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뷰티 고인물들이 주도하는 기존 플랫폼 구조를 벗어나, 진짜 개성과 철학을 가진 브랜드들을 조명하고 싶다’는 와이레스의 브랜드 철학이 과연 또 한 번의 성공 신화를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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