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윤석열 파면…되짚어본 초유의 넉 달 [뉴스+]

2025-04-04

尹 비상계엄부터 탄핵선고까지 122일간의 스토리

국회, 두차례 탄핵안 투표 끝에 찬성 204표 가결

헌정 사상 최초로 서울구치소 수용·탄핵심판 출석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결정했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22일, 소추의결서 접수로부터 111일, 변론을 종결한 지 38일 만에 사건을 매듭짓게 됐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22분부로 전 대통령 신분이 됐다.

넉 달 가까운 시간 동안 11차례의 변론이 열렸다.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고, 탄핵 심판에 직접 출석했다. 비상계엄 선포부터 탄핵 심판 선고까지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윤석열 대통령/2024년 12월 3일)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 29분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선포 직후인 오후 11시 포고령이 발동됐고,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놀란 시민들은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다. 국회 관계자들은 책상, 의자 등을 동원해 본청 주요 출입구를 차단했다. 그러나 계엄군이 외부에서 유리창을 깨고 강제 진입을 감행하는 과정에서 당직자들이 소화기를 분사하는 등 양측 간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등 의원들은 마치 007작전을 방불케 하듯 담을 넘어 본회의장으로 속속 모였다. 국회는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0시 2분 재석 의원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 결의안을 가결했다. 오전 1시경부터 계엄군 일부가 철수하기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이 오전 4시 27분쯤 계엄을 해제한다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진화됐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써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우원식 국회의장/2024년 12월 14일)

계엄 선포 11일 만인 지난해 12월14일 국회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사건(2024헌나8)을 접수한 뒤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탄핵 심판 접수통지서를 수령하지 않으면서 곧바로 절차가 진행되진 못했다. 헌재는 12월 19일 서류가 발송 송달돼 20일 관저에 정상적으로 도달한 것으로 보고 심판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법치주의가 훼손되는 모습을 보이게 한 점에 대해 공수처장으로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2차 영장 집행이 마지막 영장 집행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겠습니다.”(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2025년 1월 7일)

해를 넘긴 올해 1월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공수처는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아 1월 15일 2차 시도 끝에 윤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 비상계엄 선포 43일 만이었다. 이어 나흘 뒤인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은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판사 나와, XX 나와. 다 밀어버려. 다 들어가, 다 들어가.”(서부지법 난입자/2025년 1월 19일)

1월 19일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에 반발한 지지자 86명이 서부지법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거나 경찰을 폭행하는 사태를 일으켰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변론기일은 1월14일부터 2월25일까지 총 11차례 열렸다. 구속 상태가 된 윤 전 대통령은 1월 21일 헌재에서 열린 탄핵 심판 3차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8차례 직접 출석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 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해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윤석열 전 대통령/2025년 2월 25일)

증인 16명에 대한 신문은 4~10차 변론에서 진행됐다. 헌재는 2월 25일 11차 변론에서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윤 전 대통령 최종 진술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한 뒤 재판관 평의에 들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때보다 12배 긴 A4 용지 77쪽 분량의 최종 의견 진술서를 준비해 읽었다. 윤 전 대통령은 67분간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면서 직무 복귀 후 청사진을 밝혔다.

“불법을 바로잡아준 중앙지법 재판부의 용기와 결단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국민들, 그리고 우리 미래 세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윤석열 전 대통령/2025년 3월 8일)

윤 대통령은 지난달 8일 구속 53일 만에 석방됐다. 윤 대통령 측이 구속 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했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낸 구속 취소 청구를 서울중앙지법이 받아들이면서다. 서울 한남동 관저로 돌아간 윤 대통령은 정치적 메시지를 자제하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오전 11시22분.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는지 여부를 판단해 온 헌재는 결국 4일 파면을 결정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의 위헌 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청구인의 법 위반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함으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선고 장면은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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