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2024시즌 역대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입장 수익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초로 1500억원을 돌파했다. 흥행 면에서 대성공하면서 프로야구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종목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지면서 입장 수익 외에 유니폼 등 관련 굿즈 제품들의 판매량도 증가했다. 10개 구단 모두 ‘굿즈’라 불리는 유니폼과 관련 상품의 매출이 증가했다.
가장 많은 상승률을 기록한 팀은 단연 KIA다. 올해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등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대비 매출이 340%나 증가했다.
올시즌 맹활약으로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한 김도영이 슈퍼스타로 발돋움한 영향이 컸다. 김도영의 이름이 마킹이 된 유니폼 매출은 110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단의 공식 어센틱 후원업체인 아이앱 스튜디오의 이미지가 젊은 팬층을 모으는데 적지 않게 도움이 됐다. KIA 측은 “광고 상품그룹에서 팬들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굿즈를 만들어내고 판매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올시즌 개막 전까지는 약체로 분류되었다가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킨 삼성도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평일 경기에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매진 사례를 이룰 정도였다. 창단 처음으로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삼성은 다른 팀들과는 다르게 특정 캐릭터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판매량을 올렸다. 전년도보다 300% 정도 상승했다. 2023년에는 약 4만장 팔렸던 유니폼이 올해에는 12만장에 달하는 판매량을 자랑했다.
구단 관계자는 “유니폼 디자인이 바뀐 것도 있고, 팀이 성적을 냈다. 또한 전반적으로 야구 붐이 일어난 것도 영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맞이하면서 이른바 ‘맛살’로 불렸던 유니폼의 붉은 테두리를 없애면서 팬들의 반향을 샀다. 김영웅, 이재현, 김지찬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팬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다음으로 많은 상승률을 기록한 팀은 롯데다. 롯데는 직전해 대비 195%의 상승률을 자랑했다. 거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주된 수입원은 유니폼이다. 롯데는 올시즌 다양한 유니폼들을 출시했다. 단순히 홈, 원정 유니폼 뿐만 아니라 동백 유니폼, 밀리터리 유니폼 등이 출시됐다. 또한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만들어진 유니폼들이 인기를 끌었다. ‘짱구’나 ‘에스더버니’ 등과 컬래버레이션을 한 유니폼들은 뜨거운 인기를 몰았다. 롯데 관계자는 “물량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유니폼 뒤에는 선수들의 이름을 마킹하곤 하는데 그 중에서도 롯데 외야수 윤동희의 이름이 가장 많이 새겨진다고 한다. 윤동희 뿐만 아니라 이른바 ‘윤나고황’으로 불리는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에 ‘이적생’ 손호영 유니폼까지 불티나게 팔렸다. 이밖에 에스더버니와 컬래버레이션한 응원도구 ‘짝짝이’는 핑크색으로 만들어져 여성팬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지금은 중고 거래 어플에서도 구할 수 없는 지경이다.
한화는 상품매출에서 전년 대비 무려 189%가 증가했다. 이중 유니폼 비중은 69%였는데 그 중 40%가 스페셜 유니폼이 차지했다. 구단 측은 “시기별 다양한 스페셜 유니폼 출시로 매출을 견인했다”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류현진 100승, 밀리터리, 섬머, 핑크 유니폼 등을 출시해 팬들의 반향을 샀다. 특히 섬머 유니폼은 선수들이 입었을 때 높은 승률을 자랑해 ‘승리의 상징’이 됐다.
귀여운 곰 캐릭터 ‘망그러진 곰’과 컬래버레이션을 해 이른바 ‘히트’를 쳤던 두산 역시 105%의 상승률을 자랑했다.
‘망그러진 곰’과 컬래버레이션한 유니폼과 상품을 구하기 위해 잠실구장에 새벽부터 팬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이밖에 두산은 젊은 팬덤 니즈에 맞춰 윈드브레이커, 짐색 등을 출시하고 시의성있는 기념 상품들을 출시한 것이 매출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NC 역시 프로야구 인기의 덕을 봤다. 2023년 대비 90%나 상승했다.
배틀 크러쉬, 조구만 등과 컬래버레이션한 유니폼들이 인기가 많았고 이밖에 응원 용품이나 기타 팬시 용품들이 높은 판매율을 자랑했다.
구단 측은 “2022년부터 상품 직영화로 수익이 상승했고 구단 내 마케팅으로 관중수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 컬래버레이션한 상품이나 POD(Print-On-Demand, 주문제작인쇄)샵 구단 최초 런칭, 손아섭 최다 안타 기념상품등 다양한 상품군을 진행했다. 덕분에 10~20대 팬층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라고 자평했다.
KT도 전년대비 75%나 상승했다. 역시 유니폼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는데 그 중에서도 정조대왕 유니폼이 최고 인기를 누렸다.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만큼 지역의 특색을 살린 덕분이다.
이밖에 키움(24%), LG(20%), SSG(20%)등이 20%대 증가율을 자랑했다.
키움은 시즌 초 팝업 스토어 등을 진행했고 패션 의류 매출 등이 증가하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LG는 2023년 29년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2022시즌 대비 200%나 상승했다. 그리고 올해에 20%나 더 증가했다. LG 역시 웹툰 캐릭터 ‘마루는 강쥐’ 등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다양화하면서 수익을 늘렸다.
SSG도 “야구 외적으로 트렌디한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한 결과”라며 “일부 메인 상품은 완판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10개 구단이 모두 말한 상승 요인의 공통점은 프로야구의 전체적인 인기, 그리고 성적, 컬래버레이션 등으로 젊은 세대의 눈높이를 맞춘 점 등이다. 다음 시즌에도 흥행을 이어가려면 적극적인 팬심 분석이 바탕이 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