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교체수요 급증… K전선·변압기, 올 수출 100억弗 넘본다[막 오른 슈퍼 MAGA]

2025-01-20

지난해 K전선·변압기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80억 달러를 돌파했다.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등 글로벌 톱티어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과 노후 전력망 교체로 전선 수요가 폭증한 세계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K전선·변압기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인프라 투자가 늘면 올해 100억 달러 수출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선(HS 8544) 수출액은 42억 9220만 달러로 전년 38억 6171만 달러 대비 11.1% 증가했다. 변압기(HS8504) 수출액의 경우 40억 7271만 달러를 기록해 2023년 35억 1672만 달러와 비교해 15.8% 늘었다. 전선과 변압기 수출액을 합산한 금액은 이 기간 73억 7843만 달러에서 83억 6491만 달러로 13.4% 상승했다.

전선이 이처럼 수출 호조를 보인 것은 핵심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견조한 가운데 대만, 베트남향 수출 등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수출 금액은 2023년 9억 4014만 달러에서 지난해 8억 8988만 달러로, 중국 수출액은 같은 기간 6억 4624만 달러에서 6억 267만 달러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수출 금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 수출액은 1억 843만 달러에서 1억 7888만 달러로, 베트남의 경우 4억 2660만 달러에서 4억 6933만 달러로 증가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모두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중저압에서부터 HVDC 케이블에 이르기까지 20년간의 연구개발(R&D)로 확보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제품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30년 주기 미국과 유럽의 노후 전력망 교체가 맞물리면서 전선 수요가 증가했다”며 “특히 선진국 시장에서는 HVDC 케이블 등 하이테크 제품 수출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한전선(001440)은 HVDC 케이블을 앞세워 지난해 미국에서만 총 7200억 원의 역대 최고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대만의 경우 하이테크와 레거시 제품이, 베트남은 중저압 전선 위주로 수출 호조세다. LS전선은 지난해 대만전력공사(TPC)와 대만 서부 해상에 건설하는 풍력단지에 1100억 원 규모의 해저케이블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변압기 수출 증가세는 미국과 중국이 견인했다. 특히 2023년 13억 9162만 달러였던 미국 수출 금액은 지난해 18억 2365만 달러로 4억 3203만 달러 수직 상승했다. 이 기간 변압기 전체 국가 수출액 증가분은 5억 5599만 달러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인한 전력수요가 폭증하면서 변압기 수출도 크게 늘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 신정부 초기 전선 수요는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자국 내 제조업과 AI 산업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도 K전선의 미국향 수출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은 현재 필요로 하는 전선 물량을 자급자족할 수 없는 상태”라며 “특히 하이테크 제품의 경우 만들 수 있는 업체가 다섯 손가락으로 꼽힐 정도이기 때문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밖에 업계가 지난해 쌓아올린 수주 잔액도 올해 수출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오르고 있는 구리 값과 고환율도 K전선 수출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판가 연동 계약에 따라 원자재 구리 값이 오르면 전선 수출 금액도 오르게 된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는 공장 증설에 나서는 등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대한전선은 미국 생산 현지화를 위한 시설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 LS전선은 1조 원을 투자해 버지니아주에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한다. 효성중공업은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초고압 변압기 공장에 시험 라인을 추가하고 시험·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내년 말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의 생산능력은 2배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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