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응원 속에 이라크로 떠난 홍명보호 “본선 티켓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

2025-06-02

여행 금지령이 떨어진 이라크로 마지막 원정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은 팬들의 함성에 잠시 미소를 지었다.

홍명보 감독(55)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이라크로 출국한 2일 인천공항에선 이른 오전부터 북적였다. 선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팻말과 유니폼을 들고 기다리는 팬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공항은 혼잡했다. 대표팀이 공항에 들어서는 시간이 예정보다 늦춰진 오전 10시를 넘기면서 그 숫자는 200여명에 달했다.

대표팀은 이날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전세기를 타고 이라크로 날아갔다. 전날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이 유럽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이강인(24)과 권경원(33), 원두재(28·이상 코르파칸), 조유민(29·샤르자), 박용우(32·알아인) 등 중동 리그 선수들은 현지에서 대표팀에 합류한다.

대표팀의 출국 현장에 평소보다 많은 관심이 모인 것은 이번 이라크 원정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고비인 영향이다.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에서 4승4무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남은 2경기(이라크·쿠웨이트)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본선 티켓을 확정지을 수 있다. 6일 오전 3시15분 이라크와 원정 9차전에서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면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 홈경기에서 여유롭게 월드컵 출정식에 나설 수 있다.

홍 감독은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본선 티켓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이라크 원정은 환경과의 싸움이다. 이라크는 5월에 이미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을 정도로 뜨겁다. 습도가 높지는 않지만 고온에서 경기를 치르기에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정세가 불안한 이라크는 최소한의 인원으로 원정길에 오른 터라 지원 인력도 충분하지 않다. 이례적으로 취재진도 동행하지 않는다.

홍 감독은 “현지에서 상대의 일방적인 응원도 각오해야 한다. 날씨 문제도 있을 텐데 (이라크전까지) 이틀 정도 (호흡을) 잘 맞추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홍 감독이 믿는 것은 본선을 향한 선수들의 갈망이다. 올해 K리그1 득점 선두(11골)를 달리고 있는 전진우(26·전북)가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면서 대표팀의 주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홍 감독이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떨어진 어려움은 있지만 K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캡틴’ 손흥민(33·토트넘)이 발 부상으로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 합류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최근 유로파리그에서 커리어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손흥민은 후배들을 하나로 묶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전진우는 “(손)흥민형이 어릴 때부터 존경하는 선수였는데 만나보니 동네형 같은 느낌이다. 조금 편해졌다”고 웃었다.

홍 감독은 이라크 현지에서 손흥민의 몸 상태를 면밀히 체크한 뒤 출전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다. 홍 감독은 “본인의 의지는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소집에서 2경기를 치르기에 무리할 생각은 없다”며 “이라크 현지에서 손흥민의 출전 여부를 비롯해 어떻게 조합을 할 것인지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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