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수능은 고교학점제와 '역행' 중…상반된 방향에 학교만 혼란

2025-01-23

오는 3월 새 학기 전면 도입을 앞둔 고교학점제와 2028학년도 개편될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서로 상반되는 제도가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교육 정책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통합형' 수능으로 불리는 2028학년도 수능과는 다른 방향을 보이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경우 그간 내신 상대평가 제도 유지로 인한 과목 선택 어려움과 학생 부담 등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학생들이 입시 부담감으로 인해 진로, 적성에 맞는 과목을 제대로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되며 올해부터는 고교학점제 선택과목에 대해 상대평가 제도가 기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2028학년도 도입될 통합형 수능이 오히려 입시 중심 과목 선택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국가교육위원회 대토론회에 참가한 정미라 경기 병점고 교사는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도록 하자는 취지지만 2028학년도 대입은 통합형으로 가면서 실제 고교 현장에서는 수능 공통과목 중심으로 선택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놨다.

또 기존에는 고등학교 2~3학년 과목이었던 17개 수능 탐구과목이 통합형 수능에서는 1학년 시기에 배우는 통합사회, 통합과학으로 이분화되며 이에 대한 교육 공동체의 걱정도 만만치 않다.

기존에는 17개 탐구과목 중 정시에 응시할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들으며 내신 준비와 수능 준비를 함께 할 수 있었지만 이같은 공부방식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내신과 수능을 모두 준비하는 학생들은 내신 과목과 정시 과목인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함께 학습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지역 한 교사는 "지금도 정시 준비를 위해 수능에 집중하는 학생들을 지도하기 어려운데 수능 탐구과목에 1학년 과목만 나온다고 하면 2학년, 3학년에는 '정시러' 학생 지도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두 정책이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며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학생과 교사 등 학교 현장이 고스란히 받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교사노동조합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2028학년도 수능까지 이와 상반된 방향을 보이고 있어 학교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우선 적용될 고교학점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상반된 정책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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