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다지고 있다. 대만 로켓배송을 비롯한 신사업 부문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적 확대를 이끌었다. 쿠팡은 앞으로 매출 성장과 이윤 확대를 위한 장기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쿠팡Inc는 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매출 약 11조9763억원(85억2400만달러, 환율 1405.02 적용)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면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직전 최대 분기 매출이었던 올해 1분기 11조4876억원을 가뿐하게 넘었다.
영업이익은 2093억원(1억4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342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당시 실적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1628억원이 반영됐다. 당기순이익도 435억원(3100만달러)을 기록하며 작년 2분기 순손실 1438억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활성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2390만명을 기록했다. 매출은 17% 증가한 10조3044억이다. 특히 신선식품 카테고리 매출이 25% 성장하면서 괄목할 실적을 냈다.
대만 로켓배송, 파페치, 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조671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대비 33% 성장했다.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11% 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만 서비스는 지난해 4분기 대비 두배 이상 빠른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쿠팡은 한국의 초기 성장기와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분기에만 로켓배송에 50만개 신규 상품을 추가했고, 고객들의 당일·새벽배송 주문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면서 “신규 활성 고객 증가가 가속했고, 기존 고객들의 견고한 지출 증가율도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운영 탁월성을 높이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AI'와 '자동화'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AI를 서비스 수준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중요한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석 의장은 “AI는 수년간 쿠팡 운영의 핵심이었고, 개인 맞춤형 추천, 재고 예측, 경로 최적화 등 고객 경험을 모두 개선했다”면서 “소프트웨어(SW) 개발 분야에서 초기 구현 단계 신규 개발 코드의 최대 50%가 AI로 작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사업 부문에서는 대만 로켓배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속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거랍 아난드 쿠팡I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대만에서의 성장 가속화로 올해 성장사업 손실 전망치를 9억~9억5000만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대만 시장의 장단기적 잠재력에 대한 쿠팡의 확신을 반영한 결과다.
한편 쿠팡은 '쿠팡이츠'에 대해 최고 상품 구성과 최저 가격, 빠르고 안정적인 배달 경험으로 강력한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도 고객 만족을 위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쿠팡의 시장 입지를 고려하면 엄청난 기회들이 대부분 미개척 상태로 남아있다”면서 “고객 중심이라는 확고한 의지와 탁월한 운영, 통제된 자본 배분으로 우리의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