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올해에만 2차례 희망퇴직 단행
신세계 계열 이커머스도 체질 개선 나서
11번가, 희망퇴직 대상자 전 사원으로 확대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C-커머스(중국계 전자상거래 업체)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고물가로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며 업황 불확실성이 커지자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 개선에 중심을 둔 내실 다지기 기조가 이어지면서다.
롯데쇼핑의 e커머스플랫폼 롯데온은 13일 2차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사내 공지했다. 올해 6월 출범 이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 지 6개월여만에 다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1차 희망퇴직보다 대상자도 확대됐다. 2차 희망퇴직의 경우 근속 2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앞서 진행된 1차 희망퇴직은 근속 3년이상 직원이 대상이였다. 희망퇴직 조건은 동일하다. 롯데온은 희망 퇴직자에게는 6개월 치 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됐다"며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 입장에 서서 필요한 부분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롯데온이 올해에만 두 차례나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 우려와 맞닿아 있다. 2020년 롯데그룹 유통사업군의 통합 온라인몰로 화려하게 출범한 롯데온은 지난해까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내며 고전하고 있다.
올해들어서는 3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3분기 누적 기준 누적 영업손실액은 615억원으로 상당하다.
다른 이커머스 업체의 상황도 비슷하다. C-커머스의 공격적인 시장 침투와 고금리, 고물에 따른 소비 침체에 좀처럼 실적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올해에는 외형 줄이기에 나섰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머커스 SSG닷컴(쓱닷컴)과 G마켓(지마켓)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체질 개선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각각 올해 7월과 9월 희망퇴직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쓱탓컴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2019년 3월 법인 출범 뒤 처음이다. 지마켓 역시 2021년 신세계그룹 계열로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이커머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조직을 구성하고 직원 개개인에게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주고자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쓱닷컴은 법인 설립 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내며 누적 손실이 4,500억원을 돌파했다. 다만 올해 3분기에는 광고 수익 증가와 마케팅비 및 물류비 절감 등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142억원의 영업손익을 개선하며 3개 분기 연속 증익 흐름을 이어갔다.
G마켓은 신세계에 인수된 이래 2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반 투자를 확대하며 영업손실이 1,000억을 넘어섰다.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11번가도 최근 잇따라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 1차 희망퇴직 프로그램에 이어 올해 3월 2차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11번가는 1차 희망퇴직 신청자 수가 10명대로 예상보다 저조하자 2차에는 대상자를 전 사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 C-커머스가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에서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는 데다가 불경기 마저 길어지면서 올해 내내 내실 강화가 화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