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나누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자식에게 주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돌아가실 때 왕창 환원하고 가는 겁니다. 가장 좋은 건 살아있을 때 내 능력을 이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거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민) 창업자는 18일 서울 역삼동 마루180에서 열린 아산나눔재단 비영리스타트업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창업자는 이 자리에서 엑시트(exit) 이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필란트로피(공익을 위한 자발적 행동) 활동을 공유했다. 그는 2021년 전 세계 부호들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개 서약하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부인 설보미씨와 함께 한국인 최초로 참여하기도 했다.

김봉진 창업자는 사업을 통해 얻은 부와 경험을 어떻게 사회에 환원하고 확장시켰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필란트로피 활동 계기에 대해 “큰 딸이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사업이 자리를 잡으며 좋은 학교에 가게 됐다. 그때 문득 내 아이는 운 좋게 좋은 교육을 받게 됐지만, 어려운 환경에 있는 다른 아이들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 생각이 바탕이 돼 딸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 50명을 선발, 대학 입학 전까지 지원하는 ‘우아한 영향력 선순환 장학금’을 만들었다.
김 창업자는 배민을 운영하면서도 가게 사장님들에게 장사 노하우 등을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 ‘배민 아카데미’, 라이더들의 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는 ‘우아한 라이더 살핌 기금’, 더 나아가 사고가 잦은 라이더들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는 ‘배달 서비스 공제 조합’ 등을 설립했다. 그는 “단순히 어려운 사람을 돕는 ‘측은지심’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필란트로피’적 접근이 중요하다”며 “기업가들은 이미 자본을 만들고 운용하는 능력이 내재화 돼 있기 때문에, 이를 사회 문제 해결에 적용하면 같은 돈이라도 훨씬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민 엑시트 이후에도 이주 배경(본인 혹은 부모가 외국 국적이거나 외국 국적을 가졌던 적이 있는 학생) 학생의 장학 및 멘토링 사업 등을 이어가고 있는 김 창업자는 필란트로피 활동이 스타트업 운영과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필란트로피 활동에 관심을 갖는 동료들에게는) 작게 시작해 여러 번 검증하고, 피벗(사업방향 전환) 과정을 거쳐 공식이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투자하라고 권한다. 이건 스타트업의 성장 방식과 동일하다”고 전했다.
김 창업자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이날 비영리스타트업 콘퍼런스는 ‘뉴 필란트로피, 변화의 지렛대’라는 주제로 자원 순환, 노인 빈곤, 정치 다양성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8개 비영리 스타트업들의 사례가 소개됐다. 아산나눔재단은 신생 비영리 조직이 사업과 조직의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하는 ‘아산 비영리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