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제주출신 사회주의 독립운동가 5명 '재조명'

2025-08-04

민족문제연구소, 현호진.윤석원.김서호.김정로.김택수 발굴

일제 블랙리스트인 '약명부'에 기재..."정부 서훈심사 통과할 듯"

광복 80주년을 맞아 제주 출신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이 재조명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함세웅)는 최근 제주 출신 독립운동가 5명에 대해 독립유공 서훈(훈·포장)을 국가보훈부에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현호진 선생은 1933년 일본 오사카에서 재일조선인들의 생존과 노동권 확보를 위해 투쟁하다가 그해 체포돼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의 부친인 현길홍은 ‘우리 배는 우리 손으로’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1930년대 제주~오사카 여객선을 띄운 동아통항조합장을 역임했다.

오사카 거주 제주인들은 일제의 독점적인 선박 운항과 높은 운임에 반발, ‘자주운항 운동’을 내걸고 동아통항조합을 설립했다.

윤석원 선생은 청년운동과 사회주의 사상운동을 전개하다가 1930년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고, 1932년에는 제주혁우동맹 사건으로 기소돼 1년간 옥고를 치렀다.

제주혁우동맹은 사회주의 비밀 조직으로 제주해녀들의 수탈에 대응하며 항일운동을 전개했다.

김서호 선생은 조천읍에서 사회주의 운동을 전개하다가 징역 6월을 복역했고, 1933년 일본 전협화학 오사카지부에서 활동하다가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일본 전국 노동조합 소속 전협화학 오사카지부는 제주 출신들이 대거 가입해 항일운동의 거점이 됐다.

김정로, 김택수 선생은 1930년 제주에서 청년운동을 전개하다가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일제강점기 고등경찰이 ‘요주의 조선인’을 정리해 경찰서와 헌병대 치안 책임자 등에게 배포한 ‘약명부’를 토대로 제주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이 검증되면서 서훈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요시찰인약명부(要視察人略名簿)는 일제의 집중 감시 대상이었던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이름과 창씨명, 출생일, 본적, 거주지, 얼굴과 신체특징, 시찰요점이 기록됐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서훈 신청을 한 인물들은 항일 행적은 물론 결격사유인 친일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검증하면서 국가보훈부의 서훈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인 조사·연구를 진행해 독립유공자 발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일인사실기’와 ‘제주항일독립운동사’에 소개된 제주 출신 독립운동가는 505명이다.

광복회 제주도지부(지부장 강혜선)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서훈(훈·포장) 받은 제주 출신 독립유공자는 505명 중 217명(43%)이다.

구체적으로 건국훈장 애국장 26명, 건국훈장 애족장 96명, 건국포장 29명, 대통령표창 6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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