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대 기업, 20년새 9곳 바뀌었는데…한국은 제자리걸음

2025-08-20

미국의 10대 기업이 지난 20년새 대부분 바뀌는 동안, 한국 산업 구조는 큰 변화 없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는 20일 ‘기업성장포럼 발족 킥오프 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2005년만 해도 미국의 시총 기준 10대 기업은 엑슨모빌, GE, 마이크로소프트(MS), 시티은행, 월마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이 차지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올해 기준으로는 MS를 제외하고 모두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대신 엔비디아,애플, 아마존, 알파벳, 메타, 브로드컴, 테슬라 등 정보기술(IT) 산업 위주 기업이 그 자리를 메웠다.

반면 한국의 경우 자산총액 기준 10대 기업은 20년 새 큰 변화가 없었다.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대부분이 유지됐고, HD현대와 농협이 새로 진입했을 뿐이다. 이렇다 보니 20년간 한국의 10대 수출품목도 반도체·자동차·선바·무선통신기기·석유제품 등으로 고정됐다. 그사이 컴퓨터와 영상기기가 빠지고, 디스플레이와 정밀화학원료가 새로 포함된 정도다.

전문가들은 ‘규제 누증 구조’가 한국 기업 생태계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넘어갈 때마다 규제가 추가되는 구조다 보니 성장하지 않으려는 ‘피터팬 증후군’을 야기한다는 의미다.

곽관훈 한국중견기업학회장은 “대기업으로 성장 단계에 있는 중견기업은 재정적 지원보다는 규제 완화 등 제도적 지원이 더 절실하다”며 “일정 조건을 갖춘 우량 중견기업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 시 지주회사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고 밝혔다. 김영주 부산대 교수도 “기업 규모 구간에 따른 지배구조 규제의 단계적 강화(상법), 자산총액 확대에 따른 공시, 내부통제 고도화 구조(자본시장법), 그룹 규모에 비례한 연결기준 감독·보고·통제요건 강화(금융지주회사법), 대규모 점포의 등록·영업시간·의무휴업 등 사업행태 규율(유통산업발전법) 등 그 예는 상당하다”라고 규제 과잉을 지적했다.

결국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해소하고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기업이 스스로 성장하고 싶도록 유인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며 “기업 규모별 차별규제 해소, 각종 금융·세제상 지원 차별 완화, 과도한 경제형벌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