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시장, 모두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 때

2025-04-15

"계속하면 적자 누적과 희망이 공존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회사는 망합니다"

좋을 때는 다 같이 좋지만 나쁠 때는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한 국내 철강업계에서 요즘 가장 살얼음판을 걷는 건 바로 철근 시장이다.

최근까지 도매 기준 오전 오후 가격이 시시각각 다를 정도로 급박하게 진행됐던 철근 유통시장은 잠시나마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말이야 소강상태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한계원가 이하로 떨어진 극한의 수요 침체 속 처절한 물밑 발장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회생불능에 가까운 수요 부진으로 제강사뿐만 아니라 하부구조인 유통사들도 이중삼중의 악재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저가 시장의 원인이 유통사라는 것부터 시작해 고혈을 짜는 제강사의 폭정까지 해묵은 비난을 서로에게 던지며 책임을 전가하기 바쁘다. 아무리 그럴듯한 정당성 논쟁도 장기화되면 흐려진 논점과 함께 모두가 피해자로 전락해버리기 마련이다.

사실 철근 시황은 제강사와 유통사 간의 알력뿐 아니라 건설사-제강사, 제강사-제강사, 유통사-유통사 간의 경쟁이 켜켜이 쌓인 결과다. 파이가 줄어든 건 모두 인정하지만 어느 누구 하나 물러서지 않는 치킨게임이 모든 문제의 핵심이다.

모두가 세상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스스로 변화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듯, 남의 저가 판매 경쟁은 손가락질하면서 자신의 점유율 경쟁에는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어느 누구 하나 멈출 수 없다면 정답은 속도 조절에 있다. 현대제철의 4월 인천공장 철근라인 가동중단이 속도 조절의 신호탄으로 읽히는 이유다. 모두가 해답을 알면서도 정작 행하진 못한 일이다. 실제로 시장은 조금이나마 반응하기 시작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