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 취소에 피소까지…서혜진PD 또다시 ‘사면초가’

2025-04-01

한때 갖은 인기 콘텐츠를 연이어 기획하며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던 연출자의 부침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의 서혜진PD가 올 초부터 이어진 갖은 악재에 사면초가에 빠졌다.

서혜진PD가 공동대표로 있는 크레아스튜디오가 제작한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Under Fifteen)’이 결국 MBN 편성에서 빠졌다. 크레이스튜디오는 지난 28일 입장문을 내고 “깊은 고심과 회의 끝에 현재 예정돼 있던 31일 방송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출연자 보호와 재정비를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결정했다”며 “이에 MBN에서는 편성하지 않는다. 앞으로 프로그램의 본질과 참가자들의 진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2019년 TV조선에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발굴하며 콘텐츠의 방향성을 크게 바꿨던 서PD의 또 한 번의 ‘피벗(Pivot·전략적 수정)’은 암초에 부딪쳤다. 그는 ‘언더피프틴’을 통해 이제는 거의 레드오션에 가까워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탈피해 ‘로우 틴(Low Teen)’ 대상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시장을 개척하려 했지만, 여론의 벽에 가로막혔다.

일단 넓은 시청 층을 공략하는 서PD의 특성상 TV 플랫폼의 편성이 여의치 않을 경우 화제성은 담보하기 쉽지 않아진다. 일단 MBN에는 통로가 막힌 상황에서 OTT나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이용하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그에게는 피소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 25일 MBN의 오디션 프로그램 ‘현역가왕’의 공연 공동제작사 nCH엔터테인먼트는 서혜진PD를 업무방해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다. nCH 측은 “피해 매출액이 약 78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한일 트로트 가수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의 콘서트를 함께 제작하기로 했던 양측은 지난해 공동사업계약을 해지한 후 갈등이 본격화했다. 크레아는 “nCH의 계약 위반으로 공동사업계약을 해지했고, 이에 따라 투자금 44억원을 전액 공탁했다”고 주장했고, nCH 측은 계약 유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크레아가 타 업체와 ‘현역가왕 2’ 콘서트 계약을 맺으면서 논란은 커졌다. 크레아스튜디오는 오는 1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을 시작으로 투어를 예고했으며, nCH 측은 이중계약을 주장하며 “당사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으며, 공연 강행에 대하 가압류 등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전했다.

크레아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개발해왔던 트로트 공연의 터전이 갖은 논란으로 소송전으로 비화했고, 앞으로 개발하려고 했던 ‘로우 틴’ 오디션에 발목이 잡힌 상태가 된 것이다. 여기에 K팝에 관심을 가진 해외 여론이 서PD의 작품에 대해 부정적 인식으로 돌아가는 것은 덤이 됐다.

서혜진PD의 문제 해결방식은 늘 논란을 정면돌파하는 쪽이었다. 과거 ‘스타킹’ 연출 당시 아이템 표절 의혹을 받고도 출연자를 회유하려 했던 논란 끝에 연출 정지 징계를 받았다. ‘송포유’ 연출 당시 학교폭력 가해자 미화논란이 있을 때도 지금 사례와 비슷하게 방송분량을 언론에 미리 공개해 국면을 돌파하려 나섰다.

TV조선에서 퇴사한 이후 제작사를 차려 자신이 키운 프랜차이즈 ‘미스터트롯’과 맞서는 MBN ‘불타는 트롯맨’을 연출한 그는 문제가 있는 출연자를 안고 가는 등 끊임없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편성 취소 역시 그가 해명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 “방송통신심의위의 사전 심의를 통과했다”는 말이 거짓해명으로 밝혀지면서 그 여론악화의 영향을 받은 탓이 크다.

늘 대중적인 시청 층을 추구하며 조금씩 기존 소재를 비튼 새 시장을 만들었던 서PD의 뒤에는 많은 논란이 따라다녔다. 특히 이번 편성 취소와 피소는 비슷한 시기에 일어나 더욱 그의 향후행보를 예측할 수 없게 했다. 그의 사면초가는 결국 아이디어 못지않게, 이를 수행하는 제작자의 윤리의식도 대중의 평가에 중요한 요소임을 상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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