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집회 진압에 경찰력 소비…수사·치안으로 돌려야”

2025-12-17

경찰청 업무보고서 증원 윤 정부 겨냥 “현 정부선 많이 필요 없어”

국립공원 불법시설엔 “여름까지 정리”…혐오 현수막 단속 주문도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우리 정부에서는 시위 진압을 위한 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면서 “수사나 민생, 순찰 등에 활용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증원된 집회·시위 대응 인력을 줄여 내년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을 포함한 수사 인력과 민생·치안에 투입되는 경찰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행정안전부·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집회 진압에 너무 많은 역량을 소진할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당시 기동대의 규모는 얼마인가” “윤석열 전 대통령 때 추가로 대응 조직을 만든 것으로 안다”고 물었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3000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단계적으로 줄여 1000여명이 남아 있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보고받기로는 집회 참여 인원이 계속 줄어든다”며 “인력 운용을 잘해야 한다. 범죄가 복잡해지고 있어 수사 인력도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립공원 내 불법점유지를 내년 여름까지 정리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주대영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게 “국립공원에 불법점거가 없느냐. 지금까지 용인해온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주 이사장이 “그동안 정비사업을 꾸준히 해 많이 없어졌지만, 아직 세 군데 정도 진행되고 있다. 2028년 정도까지 보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법은 누구한테는 세고 누구한테는 약하고 하면 안 된다”며 “내년 여름까지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재임 당시 시행한 계곡 불법시설 단속·철거 사업은 대표 성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산업통상부 업무보고에서 “가짜 일 30% 줄이기 프로젝트를 주요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김정관 장관의 보고에 대해 “좋은 생각이다. 다른 부처들도 동시에 진행하게 하라”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한 동해 심해 유전 탐사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개발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는데 수천억을 투입했느냐”며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최문규 한국석유공사 부사장에게 “여기가 그 유명한 석유공사인가”라고 한 뒤 “생산원가를 추산해봤느냐” “사업성이 있느냐” 등 질문을 쏟아냈다. 최 부사장은 말끝을 흐리거나 추가 질문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 규제 필요성을 밝힌 혐오 표현 현수막에 대해서는 법이 통과되기 전이라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단속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행정적 틈새를 이용해 온 사회를 수치스럽게 만드는 일”이라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단속하는 게 맞다. 그 입장을 밝혀줘야 지방정부도 안심하고 단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는 기술 탈취에 대한 경제제재 기준 상향을 검토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과징금이 최대 20억원이라고 하는데 너무 싸다”며 “기술을 탈취해 1000억원을 벌었는데 과징금이 20억원이라면, 나 같으면 막 훔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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