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지 기자 unknow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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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회담 직전까지 한국 정치 상황 의심…"매우 충격적" "경제적으론 참담, 안보적으론 심각한 우려 남긴 회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라며 “‘퍼주기 협상’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결과를 살펴보면, 경제적으론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며, 안보적으론 심각한 우려를 남긴 회담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SNS 메시지는 우리에게 매우 충격적이었다. 경위를 차분히 파악할 필요가 있으나, 미국이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을 유의해 지켜보고 있음을 드러낸 대목”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불과 3시간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라면서 “숙청 또는 혁명처럼 보인다. 그들은 심지어 우리 군사 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수집했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글이 공개된 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한국 정치 상황을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다시 보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이어 “정상회담이 시작된 뒤의 흐름은 더 우려스럽다. 이재명 대통령은 개인적 리스크는 피했을지 모르나, 체면 치례를 위해 국민에게만 큰 부담을 안긴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지금까지 어떤 문건도 공개되지 않았다. 무엇이 서명·합의되었는지 알 수 없다”며 “실질적으로 계산하면 EU와 비슷한 6천억 달러 규모의 부담을 떠안은 셈인데 그 구체 내역조차 확정·공개되지 않았다”며 “결국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는, 아부성 회담이 되고 말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보 분야에 대해서는 “회담에서 ‘김정은’이라는 이름이 13차례나 언급됐다”며 “이는 이재명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서포트 하에 대북 정책을 상당히 유화적으로 전환하려는 징후로 읽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과 며칠 전 이시바 총리는 ‘북핵 폐기’를 말했는데, 우리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했다. 남북관계의 방향을 각별히 유의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나 의원은 “정부는 더 이상 자화자찬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합의문과 부속 문서, 세부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후속 실무 협상에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며 안보 이익을 확실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각)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문제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당부하고 북미 대화 재개를 요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며 "서로 대화할 준비가 된다면 그런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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