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창원대학교가 6년에 걸친 학술 연구와 현지 추적 속에 그동안 찾지 못했던 독립유공자 11명의 묘소를 새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창원대 박물관은 2019년부터 하와이 이주 1세대 이민자 무덤을 조사해 묘소 1600곳을 확인했다. 이들 묘소를 정리·검토하는 과정에서 지난 3월에는 독립유공자 5인의 묘소를 확인한 데 이어 6월 현지 조사에서는 묘소 미확인 독립유공자 명단을 토대로 △고덕화 △김공도 △김영선 △박금우 △박정금 △홍치범 지사 등 6인의 묘소를 추가로 발굴했다.
이로써 올해 총 11인의 독립유공자 묘소를 새롭게 밝혀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올해 창원대는 이 묘소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고, 국가보훈부 공적조서와 일본 외무성 여권 발급 대장, 미국 인구조사 기록, 한국지명총람 등과 교차작업을 거쳤다.
이번에 묘소 위치가 확인된 독립유공자는 고덕화·김공도·김영선·박금우·박정금·홍치범 지사 등이다. 이 중 경남 창원 출신인 여성 독립운동가 김공도 지사는 먼저 이주한 남편 사진만 보고, 하와이로 건너와 결혼한 이른바 '사진 신부'다. 당시 하와이로 이주한 한인 남성들은 다른 인종 간 결혼을 금지한 미국법 때문에 현지에서 처를 구하지 못하고, 단순 사진 교환으로 본국에서 신붓감을 골라 데려오는 방식으로 결혼했다.
김 지사는 하와이에 정착해 대한애국부인회·영남부인실업동맹회·대한부인구제회 등 독립 단체에서 활동했다. 김 지사의 남편인 고덕화 지사도 하와이 여러 독립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독립을 지원했다.
창원대는 이들 부부가 하와이 밀릴라니 추모 공원에 나란히 묻혀있다고 밝혔다. 묘비에는 남편의 성을 따른 '고공도(KO KONG DO)'로 표기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또 남편 고덕화 지사의 사망일 역시 기존 '1979년 9월'에서 '1979년 9월 16일'로 일자까지 확정됐다.
창원대는 내년 '하와이 이민자 발굴조사단'을 발족해 하와이 전 묘역 전수조사와 디지털 아카이빙 플랫폼 구축, 후손 연결, 독립유공자 추가 포상 신청 등 사업을 추진한다.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은 “하와이 땅끝에 묻힌 선열들의 숨결을 오늘에 되살리는 일은 국립대가 감당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며 “창원에서 하와이까지 이어지는 ‘기억의 항로’를 성실히 복원해 국립창원대가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연구의 허브가 되겠다”고 말했다.
창원대 박물관은 이번에 확인된 6인의 공적과 묘비 탁본 등을 오는 7월 말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하며, 확보된 정보는 국가보훈부에 공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