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애플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6 모델 공시지원금이 55만원까지 상향 조정됐다. 보조금 지급 경쟁에 따라 일부 유통망에서는 공짜폰으로 전락했다. 삼성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재고를 소진하려는 통신사와 애플 측 견제 의도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주말 아이폰16 기본형과 아이폰16 플러스 모델 공시지원금을 기존 최대 45만원에서 55만원으로 10만원 인상했다.
아이폰16 기본형의 경우 유통점 추가지원금(8만2500원)까지 더하면 61만500원에 구매 가능하다. 출고가 124만3000원의 반값 수준이다. 아이폰16 플러스도 128GB 기본모델 경우 134만2000원짜리가 70만9500원까지 내려간다.
지난해 9월 아이폰16 시리즈 출시 당시 KT 공시지원금은 최대 24만원이었다. 이어 11월 45만원으로 상향한데 이어 두달만에 다시 55만원까지 높인 것이다. 특히 아이폰16 플러스 모델 공시지원금을 55만원까지 올린 곳은 KT가 유일하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1일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아이폰16 기본형 공시지원금을 최대 55만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아이폰16 지원금 인상 경쟁이 KT까지 확대된 것이다. SK텔레콤은 아직까지 최대 지원금 45만원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사 정책에 따라 증액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최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늘어난 불법보조금 지급 경쟁와 공시지원금 증액까지 더해져 온라인 성지점 등에서는 아이폰16이 사실상 공짜폰이 됐다. 지원금을 인상하지 않은 SK텔레콤을 제외한 KT와 LG유플러스 경우 번호이동시 오히려 돈을 얹어주는 차비폰까지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번 아이폰 지원금 상향이 갤럭시S25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통신사와 애플의 전략적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부터 갤럭시S25 사전예약 판매에 돌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이폰16 판매가 부진한 만큼 신제품이 나오기 전 최대한 물량을 걷어내겠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구형폰 재고를 털어내려는 속내도 있다. 국내 통신사는 지난달부터 아이폰14 시리즈 출고가를 일괄적으로 22만9900원 하향 조정했다. 기본형의 경우 출고가가 기존 114만2900원에서 91만3000원으로 내려갔다. 이는 애플이 작년 9월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아이폰14 공식 판매가를 125만원에서 95만원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지원금 상향에 장려금 정책에도 힘이 실리면서 아이폰 최신폰도 0원에 팔리고 있다”면서 “시장에 경쟁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갤럭시S25도 예년보다 높은 지원금이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