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오랫동안 구상하고 준비한 신개념 실내골프리그 TGL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프로레슬링 WWE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조명과 흥겨운 음악 속의 선수입장, 빠른 경기 진행과 오락성이 가미된 승부, 선수들의 유쾌한 반응 등으로 일단 첫 인상은 매우 긍정적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주립대의 소파이 센터에서 8일 열린 TGL 개막전에서 셰인 로리(아일랜드),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 윈덤 클라크(미국)가 나선 베이GC가 잰더 쇼플리,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의 뉴욕 GC를 9-2로 누르고 첫 승리를 거뒀다.
아이맥스급 초대형 스크린에 첨단 기술과 장비가 동원된 경기장에서 선수들은 팬과 더불어 유쾌한 승부를 즐겼다. 1500여명의 팬들이 열광했고,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심판이 샷클락(40초)과 타임아웃 등 룰을 관장했다. 일정 거리 이내에서는 그린존으로 이동해 실제로 벙커샷, 칩샷, 퍼트를 했고 그린은 바닥의 유압식 장비를 통해 홀마다 언듈레이션이 달라지고 벙커의 위치도 변하게 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경기 결과는 부차적인 관심사였다. 그보다 ‘TGL이 볼만한 가치가 있는지, 흥행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일단 첫걸음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TGL은 첨단기술이 가득한 경기장을 팬들에 선보였고 빠른 진행, 화려한 이벤트로 첫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관중 열기도 뜨거웠고, 선수들의 승부에 대한 몰입도도 뛰어났다.
셰인 로리가 TGL 사상 첫 티샷을 날렸고, 첫 홀에서 오베리가 버디 퍼트 성공으로 승리를 따내 베이GC에 첫 승점(1점)을 선사했다. 잠시후엔 TGL의 독특한 룰인 ‘해머(찬스권)’를 사용해 윈덤 클라크의 2m 버디 성공으로 한 홀에서 2점을 거두는 등 성큼성큼 앞서간 끝에 낙승을 거뒀다.
셰인 로리는 “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재미있는 것은 재작년 가을 이후 처음”이라며 팀동료 클라크를 쳐다봤다. 2023년 라이더컵에서 유럽이 미국에 이긴 장면을 연상시키는 농담이었다. 경기내내 이런 종류의 농담이 마이크를 착용한 선수들로부터 팬들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로리는 이후 “스크린 골프의 스코티 셰플러가 되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개막전 행사에 참가했고, 관중석에서 유쾌한 표정으로 두 팀의 경기를 지켜봤다. 우즈는 ESPN 방송에서 “매킬로이와 내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며 시작된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며 “골프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TGL은 전통골프는 아니지만, 엄연히 골프”라며 기대했다.
TGL은 매주 화요일(현지시간) 개최되며 우즈의 주피터 링크스 클럽은 오는 15일 데뷔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