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과 한진칼이 이사보수 한도를 2023년 40억 원 늘린데 이어, 또다시 30억 원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의 이사 보수총액의 3분의 2를 받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연봉이 어느 정도 상승할지 주목된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한항공의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분석한 결과,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90억 원에서 120억 원으로 30억 원 확대하는 안을 상정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도 대한항공과 같은 날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현재 90억 원에서 30억 원 늘리는 안을 올렸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이사 보수 한도 증액은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두 기업은 50억 원이던 이사 보수 한도를 90억 원으로 증액했다.
한진칼은 이사 보수총액 한도 확대에 대해 경영진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10년간 2차례 보수한도를 인상한 뒤 보수한도 수준을 유지해 온 반면, 기업 가치는 2014년 대비 3배 이상 상승했으며, 코로나19 경영환경 회복을 위한 임원 기본연봉 동결 3년 차가 도래해 처우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최근 들어 꾸준히 이사 보수 실지급액을 늘려왔다.
대한항공의 이사 보수 실지급 총액은 2021년 31억5000만 원, 2022년 40억5000만 원, 2023년 65억8000만 원, 2024년 74억9000만 원을 기록했다.
한진칼은 2021년 49억 원, 2022년 43억9000만 원, 2023년 57억8000만 원에 이어 지난해는 전년과 거의 같은 수준인 57억5000만 원을 지급했다.
특히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40억 원 늘린 2023년 두 기업 모두 이사 보수 실지급액이 크게 증가한 바 있어 이사 보수 한도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올해 또다시 대폭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두 기업의 이사 보수 실지급 총액은 2022년보다 46.4%(39억2000만 원) 늘었다.
두 기업의 최고 연봉 수령자인 조원태 회장의 연봉 역시 빠르게 상승했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에서 받은 보수는 2021년 17억3200만 원, 2022년 23억8800만 원, 2023년 39억1700만 원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한진칼에서 받은 연봉도 2021년 16억9800억 원, 2022년 27억9600만 원, 2023년 42억4000만 원으로 올라갔다.

조 회장이 2023년 두 기업에서 받은 연봉 81억5700만 원은 전년(51억8400만 원) 대비 57.3%(29억7300만 원) 늘어난 규모다.
조 회장이 2023년 두 기업 이사 25명(대한항공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9명, 한진칼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0명)의 보수 실지급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0%에 달한다. 올해 계획대로 이사 보수총액 한도가 30억 원 늘어날 경우 조 회장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항공 주식 8.36%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이사 보수총액 한도 승인건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영 성과에 비춰 보수총액 한도가 과다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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