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식음료업계가 '짠물 경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거나 배당금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나서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약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소각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입한 30만5천464주에 해당하며, 소각 예정일은 오는 17일이다.
회사는 앞서 주주 친화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해 총 432억원 규모를 소각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주주 유동성 확대를 위해 액면가를 5천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는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회사의 이번 자사주 소각·매입 결정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주주가치 제고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주주가치 제고에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9일에는 52주 신저가(4만6천500원)를 기록했으나, 올 2월 25일에는 52주 신고가(7만8천900원)를 갱신했다. 전일 종가 기준 주가는 7만4천200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바탕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책임경영을 기반으로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T&G의 주주환원 정책도 돋보인다.
KT&G는 지난해 방경만 사장 취임 후 2024년부터 2027년까지 현금 배당 2조4천억원, 자사주 매입 1조3천억원 등 약 3조7천억원 규모의 현금 환원과 신규 매입한 자사주를 포함해 발행주식총수 20% 이상을 소각하는 밸류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천500억원 상당의 자사주 매입과 5천900억원 규모의 배당을 통해 약 1조1천억원에 달하는 현금 환원을 실행해 총주주환원율 100%를 달성했다.
자사주의 경우, 신규 매입분 3.7%(약 5천500억원)와 기보유분 2.6%(약 3천100억원)를 합해 발행주식총수의 6.3%를 소각했다.
아울러, 수익성 제고와 자본 효율성 개선을 통해 ROE(자기자본이익률)가 전년 대비 2.3%p 증가한 12.2%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 들어서는 3천600억원 규모(발행주식총수 2.5%)의 기보유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고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이어 연내 3천억원 이상의 신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고 추가로 비핵심자산 유동화로 확보된 재원을 활용해 총 4.5%가 넘는 자사주를 소각할 방침이다. 6천억원 규모의 배당을 더해 총 1조1천억원 이상의 현금 환원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2024년도 결산배당금을 주당 4천200원으로 확정했다. 이로써 연간 배당금은 기 지급된 반기 배당금 1천200원을 포함해 5천400원으로 전년 대비 200원 증가할 예정이다.
KT&G는 지난해 배당절차 선진화 차원에서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확인한 후 투자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해 배당기준일을 연말이 아닌 이사회 결의 시점으로 변경한 바 있으며, 올해에도 우상향하는 배당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러한 주주환원 정책은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KT&G 주가는 지난해 5월 31일 52주 신저가(8만3천500원)를 기록했으나 같은해 11월 29일 52주 신고가(12만6천400원)를 갱신했다. 이후 전날은 9만6천원으로 마감했다.
KT&G 관계자는 "회사는 본원경쟁력 강화에 기반한 주주환원의 선순환을 추진하는 등 기업 성장의 결실을 주주와 적극 나누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을 약 100%를 기록하는 등 국내외 최상위 수준의 밸류업을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적극적 주주환원의 배경은 '주주가치 제고'를 회사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4월 주주환원 정책으로 배당성향을 향후 3년간 연결 지배지분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으로 높이는 배당정책을 공시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매출액 3조1천43억원, 영업이익 5천436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배당금을 확대했다.
오리온은 주당 배당금을 기존 1천250원에서 2천500원으로 2배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연결 지배지분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손익 제외)의 26% 수준이다.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는 배당금을 기존 750원에서 800원으로 늘렸다. 시가배당률은 시중 금리보다 다소 높은 3%대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과 배당금 확대에 힘입어 오리온은 지난달 20일 52주 신고가(11만1천100원)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8월 5일 52주 신저가(8만1천800원)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전날 기준 종가는 10만9천200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주주가치 극대화는 오리온의 경영방침 중 하나"라며 "더불어 오리온의 주주환원 정책은 회사의 성과에 기반한 안정적인 현금배당과 지속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통한 장기적인 관점의 주주환원 제고를 기본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또 "당사는 향후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배당재원을 확보해 배당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쳐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밸류업 정책 추진 및 소액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증가가 주주친화 정책 강화의 배경으로 꼽힌다"며 "향후에도 기업가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