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격한 경기둔화와 관세전쟁에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은행권은 대출 심사를 더 강화할 것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중기 대출태도지수는 올 2분기 -6으로 예상됐다. 1분기(0)보다 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 수치는 ‘+’이면 대출 심사 완화, ‘-’는 강화를 뜻한다.
중기 대출 수요는 같은 기간 19에서 25로 상승했다. 이는 현장의 수요는 늘고 있지만 대출이 많이 나가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은은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운전자금 수요 증가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2금융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업권별로 2분기 대출 태도지수를 보면 △상호저축은행(-21) △상호금융조합(-23) △카드사(-21) △생명보험사(-12) 등으로 전 업권에서 마이너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관세와 환율, 원자재가격 등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도 “은행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여신 심사를 강화해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4일부터 14일까지 국내 203개 금융기관의 여신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달 초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이 일부 시행되면서 은행권이 약 26조 원 규모의 여신공급 계획을 밝히기 전이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 중기 대출공급 사정은 개선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금융권의 전반적인 대출심사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연체율 상승과 소득개선세 둔화 등으로 금융기관의 경계심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