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프런티어: K를 넘어서

※ 구글 노트북LM으로 생성한 AI 오디오입니다.
하나의 ‘이야기’가 국가의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린다. 2013년 ‘겨울왕국’은 아이들의 ‘렛 잇 고’ 합창을 넘어 노르웨이 피오르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 매진시켰다. 2017년 ‘코코’는 멕시코의 ‘망자의 날’을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었고, 잊혀가던 시골 장인의 기타 공방에 전 세계의 주문이 밀려들게 했다. 언제나 그렇듯 이야기는 문화를 넘어 돈의 흐름을 바꾸고, 없던 시장을 창조한다.
한류의 지속성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하는 지금, 우리에게도 그런 이야기가 도착했다. 바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 ‘케데헌’의 성공에 환호와 열광만 할 때가 아니라 이 세 편의 레퍼런스를 면밀히 검토해서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한류는 지속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어떤 영역에서 어떤 기회가 있을까.
‘유산’과 ‘산업’의 결정적 차이

‘겨울왕국’ ‘코코’ ‘라따뚜이’는 할리우드가 개별 국가를 대상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자, 글로벌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들이다.
‘겨울왕국’은 약 12억8600만 달러라는 경이적인 흥행 수익으로 개봉 당시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올랐다. ‘렛 잇 고’ 신드롬은 시대를 관통하는 문화 현상이 됐다. 그 뒤를 이은 ‘코코’ 역시 약 8억700만 달러의 흥행 성적과 함께 멕시코 영화 역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고, 로튼 토마토 평점 97%라는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다. ‘라따뚜이’는 약 6억2370만 달러의 흥행과 아카데미 수상으로 저력을 보여주며, 미식 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비해 ‘케데헌’은 OTT 애니메이션이라 일반적인 박스오피스 지표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OST 수록곡 중 8곡이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했고, 대표곡 ‘골든’은 ‘렛 잇 고’의 최고 기록인 5위를 넘어서며 그 파급력 면에서 ‘겨울왕국’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숫자로 증명된 산업적 영향

‘겨울왕국’은 노르웨이라는 ‘목적지 자체를 브랜딩’하는 데 성공했다. ‘프로즌 이펙트(Frozen Effect)’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였다. 개봉 직후인 2014년 1분기, 미국인 관광객 숙박일수는 37%나 폭증했다. 2015년 한 해에만 7.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아, 2024년 노르웨이를 찾은 국제 관광객은 620만 명에 달했다. 이는 노르웨이 전체 인구(560만 명)보다 많은 숫자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노르웨이는 이런 급격한 관람객의 방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오버투어리즘’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똥의 숲(the forest of shit)’이란 용어가 등장할 정도였다. 관광에 그쳤을 뿐, 타 산업으로 확장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