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 부킷 빈탕의 줄 서는 맛집 5

2024-10-23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는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s)고,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북적이는 동네는 부킷 빈탕(Bukit Bintang)이다. 그곳에 매일매일 줄을 서게 만든 맛집을 소개한다. 과연, 기다림의 시간이 아깝지 않은 맛이다.

●이열치열의 보양식

아헤이 바쿠테(Ah Hei Bak Kut The)

바쿠테는 돼지 등갈비 부위를 푹 고아 만든 갈비탕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 여러 한약재를 넣고 끓여 한방향이 강한데, 바쿠테 한 그릇에 땀이 쫙 빠진다. 1년 365일 푹푹 찌는 말레이시아에서 이열치열의 논리에 맞는 보양식이다.

아헤이 바쿠테는 그리 규모가 크지 않은 다소 허름한 로컬 식당이다. 하지만 2023-2024 미슐랭 식당에도 소개될 정도로 깊은 맛과 역사를 자랑한다. 매일 수많은 발걸음이 모이는 아헤이 바쿠테 주변으로 여러 식당들이 바쿠테 거리를 형성하고 있지만 언제 가도 긴 줄이 있는 식당은 아헤이 바쿠테뿐이다. 게다가 ‘영업시간 오후 2시까지’ 문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로컬 맛집의 당당함이 여행자들을 더욱 초조하게 만든다. 되도록 12~1시 사이의 점심시간은 피하자. 줄이 길다.

모든 테이블에 오른 메뉴는 물론 바쿠테다. 뜨끈한 국물과 통통한 고깃살이 담긴 바쿠테 한 그릇에 공깃밥 추가는 필수. 여러 명이 함께 방문한다면 가지볶음과 삼겹살조림을 함께 먹어보길 추천한다. 특히 삼겹살조림은 간장 베이스의 갈비찜처럼 한국인 취향을 저격하는 제2의 밥도둑이다. 다진 돼지고기와 함께 촉촉하게 볶은 가지볶음은 반찬으로 부족함이 없다. 피쉬소스가 감칠맛을 확 살렸다. 그 맛을 잊지 못해 여행 중 유일하게 두 번 방문한 식당이다.

●무궁무진한 중동 음식의 세계로

다마스커스(Damascus)

쿠알라룸푸르는 다국적 사람들이 모인 다문화 도시다. 다양한 국적의 입맛을 사로잡을 음식의 세계도 무궁무진할 수밖에 없다. 부킷 빈탕에서 영업 중인 중동 전문 음식점 중 다마스커스는 시리아 스타일의 깔끔한 중동 요리를 선보이는 로컬 식당이다. 오전 8시30분부터 익일 새벽 4시30분까지 긴 영업시간에도 점심은 물론 밤에도 항상 대기줄이 긴 편이니 이른 점심을 공략하길 추천한다.

대표 메뉴는 중동 음식의 기본, 케밥이다. 식당 밖에서 세로 회전구이로 고기를 익힌 샤와르마(Shawarma) 케밥이 그야말로 1등이다. 밥 위에 샤와르마를 올린 메뉴나 샌드위치 형태로 돌돌 말아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기자의 취향은 밥보다는 샌드위치에 더 가까웠는데, 따뜻한 빵 위에 얇게 썬 고기를 올려 갈릭 소스 하나만 바른 단순한 조합이 어마어마한 식욕을 불러일으켰다. 확실히 맥주를 부르는 맛인데 맥주는 팔지 않는다.

디저트로는 두바이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카타이프로 만든 쿠나파(Kunafa)를 놓치면 안 된다. 카타이프와 모짜렐라 치즈를 가느다란 실타래처럼 섞어 먹음직스럽게 구운 디저트다. 그 위에 고소한 피스타치오와 아이스크림을 올려 먹는데 1인 1개를 주문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밖에 피자부터 햄버거, 각종 케밥과 후무스 등 메뉴가 셀 수 없이 많다.

●보장된 아시아의 맛

마담콴스(Madam Kwan's)

부킷 빈탕 쇼핑의 중심 파빌리온 몰에서 줄 서는 맛집은 마담콴스다. 식사 시간에는 언제나 대기가 필요할 정도로 현지인과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이다. 파빌리온 외에도 쿠알라룸푸르에 여러 지점을 두고 있다.

말레이시아 스타일의 꼬치구이 사테(Satay)는 물론 나시르막, 각종 만두, 락사(Laksa), 광둥 스타일의 볶음면, 완탕면 등 다양한 아시아 음식을 선보이는데, 한국인 입맛에 맞는 볶음밥과 국수, 만두 종류를 먹고 싶다면 일정 중 한 번은 방문해볼 식당이다.

특히 속이 꽉 찬 만두류는 필수로 주문할 사이드 메뉴다. 깔끔하면서도 보장된 맛을 경험할 수 있는데 대체로 모든 메인 요리의 가격대가 7,000~8,000원대로 부담 없다. QR코드로 주문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그랩을 이용해 배달도 가능하다.

●참을 수 없는 야식으로 딱!

프렌드 프라이즈(Friend Fries)

갓 튀겨낸 뜨끈뜨끈한 감자튀김에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시원한 맥주 한 잔이다. 쿠알라룸푸르의 살인적인 더위를 해소하는 맛이기도 하다. 프렌드 프라이즈는 부킷 빈탕에 위치한 밤낮으로 줄 서는 감자튀김 맛집이다. 1평 남짓의 작은 가게다. 앉아서 맥주를 마시며 먹을 테이블도, 공간도 없다. 100% 포장해가야 하지만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감자튀김에 올리는 소스 종류만 해도 무려 10여가지. 치즈, 갈릭, 칠리 소스가 제일 잘 나가는 3인방이다. 원하는 소스를 3개 선택하면 손가락보다 두툼한 감자튀김 위에 속 시원하게 듬뿍 뿌려준다. 시간이 다소 걸리기는 하지만 치즈 스틱도 함께 해야 할 메뉴다. 만약 숙소가 부킷 빈탕에 있다면 반드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들러 포장해갈 야식이다.

●소주를 부르는 맛

밍 키 그릴 피쉬(Meng Kee Grill Fish)

부킷 빈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잘란알로 야시장이다. 쿠알라룸푸르에서 365일 잠들지 않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각종 꼬치부터 과일, 디저트는 물론 식사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고 지나다니는 사람 구경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한 구역이다.

잘란알로 야시장에서 유독 한국인에게 가장 유명한 곳은 사이우(Sai Woo)다. 그리고 밍 키 그릴 피쉬는 잘란알로 야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던 식당이다.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생선구이와 크랩 요리 전문점이다.

하지만 찜요리와 볶음, 튀김 요리 등 별별 메뉴를 다 갖추고 있는데다 모두 평타 이상의 맛을 자랑한다. 작은 사이즈부터 특대 사이즈까지 선택할 수 있으니 조금씩 여러 가지를 주문해 맛보는 것도 가능하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생선구이에 매콤한 오징어 볶음은 확실히 소주를 부르는 맛이니 주의할 것.

글·사진 손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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