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S 당시 처음 발표했던 RTX 5070의 성능이 RTX 4090급이라는 내용은 그 임팩트 만큼이나, 극히 제한적인 환경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어 혹시나 하면서도 기대를 모았던 게이머들을 실망시켰다.
그보다 먼저 출시된 상위 모델들도 평소와 달리 가격이 소폭 인하되긴 했지만 하드웨어 기반 성능 향상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드라이버와 보조전원 커넥터, 초기 물량 부족 등 여러가지 이슈 때문에,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지만은 못했다.
그에 반해 AMD의 라데온 RX 9070 시리즈는 경쟁 모델 대비 확실한 가성비와 약점이었던 레이 트레이싱 성능 개선, AI 기반 업스케일링 기술 도입 등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그리고 올해 컴퓨텍스에서는 메인스트림 게이머를 겨냥해 발표한 라데온 RX 9060 XT 시리즈도 높은 가성비로 게이머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라데온 RX 9060 XT 시리즈는 지포스 RTX 5060 Ti와 같이 VRAM 용량 16GB와 8GB 두 가지로 나뉜다. 가격은 각각 349달러와 299달러로, 가격 면에서 라데온 RX 9060 XT 16GB는 지포스 RTX 5060 Ti(379달러), 라데온 RX 9060 XT 8GB는 지포스 RTX 5060(299달러)와 경쟁한다.
상대적으로 가격을 중시하는 메인스트림급 게이머를 겨냥한 모델인 만큼 라데온 RX 9060 XT 16GB와 지포스 RTX 5060 Ti 8GB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실제로 AMD도 컴퓨텍스에서 이들을 비교한 자료를 공개하였는데, 해당 내용에 따르면 QHD에서 테스트된 40종 게임에서 평균 6% 가량 높은 성능을, 가성비는 15%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요즘은 Full HD에서도 8GB 이상의 VRAM을 요구하는 게임이 등장 중이라 엔비디아도 RTX 5060 Ti 8GB 보다 16GB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이번 기사에서는 라데온 RX 9060 XT와 지포스 RTX 5060 Ti 모두 VRAM 16GB 모델을 비교한다.
VRAM이 16GB로 동일한 라데온 RX 9060 XT 16GB와 지포스 RTX 5060 Ti 16GB(MSRP 429달러)는 가격 차이가 80달러에 달하는데, 라데온 RX 9060 XT의 가성비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자.
ASUS PRIME 라데온 RX 9060 XT OC 16GB
라데온 RX 9070 시리즈와 같이 라데온 RX 9060 XT 16GB도 커스텀 모델을 통해 성능을 점검하며, 이번 기사의 시험대에 오른 것은 ASUS PRIME 라데온 RX 9060 XT OC 16GB 모델이다.
냉각 성능 강화를 위한 Axial-tech 팬 세 개, 시스템 내 공기 흐름까지 고려한 스크린 쿨링 디자인이 적용되었고, 제품 보호를 위한 백플레이트는 16GB에 달하는 VRAM 냉각을 위한 방열판 기능도 겸한다.
총 16GB에 달하는 VRAM 중 절반인 8GB 용량은 PCB 후면에 4개의 칩으로 분산 실장되어 있고, 4개의 VRAM 칩과 전원부 컴포넌트 실장부에서 발생하는 열까지 백플레이트에 직접 전달된다. 따라서 그래픽 카드가 활용되는 작업 중이나 작업이 끝난 직후에는 백플레이트의 발열이 높아지기 때문에, 화상에 주의해야 한다.
참고로 성능 모드와 저소음 모드의 듀얼 바이오스를 지원하지만, 베이스 클럭(1797MHz)과 게임 클럭(2741MHz), 부스트 클럭(3311MHz)은 동일하며, 게임 클럭과 부스트 클럭은 레퍼런스 대비 약 200MHz 높게 팩토리 오버클럭 되었다.
ASUS PRIME 라데온 RX 9060 XT OC 16GB 모델에는 DP 2.1a(UHBR13.5) 포트 2개와 HDMI 2.1b 포트 1개로 총 세 개의 출력 포트가, 맞은편에는 나사 고정형 VGA 지지대 사용자를 위해 3개의 나사 홀을 배치했다.
본 제품에는 라데온 RX 9060 XT GPU와 16GB(2GB*8) VRAM 전력 제어를 위해 최대 6페이즈 제어를 지원하는 MP2868A PWM 컨트롤러가 두 개 사용되었고, 9페이즈 전원부에는 모두 MSP(Monolithic Power Systems)社의 MP87993가, 보조전원 커넥터는 PCIe 8핀 싱글 구성이다.
3DMark Steel Nomad Stress Test로 ASUS PRIME 라데온 RX 9060 XT OC 16GB의 냉각 성능을 체크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포함, 성능 테스트는 '성능' 모드 바이오스에서 진행하였으며, 이때 GPU 온도는 최대 55℃를 기록했다.
본 테스트 중 0dB 기술은 GPU 기준 온도 상승시 45℃ 이상으로 높아지면 팬의 회전을 시작, 이후 GPU 온도 하락시 55℃ 밑으로 내려가면 회전을 멈추는 것으로 확인되었다.(GPU-Z 2.66.0 Log 기준)
라데온 RX 9060 XT 16GB, 뛰어난 가성비 자랑
새롭게 출시된 라데온 RX 9060 XT를 포함해 비교군인 지포스 RTX 5060 Ti와 RTX 5060 모두 레퍼런스 디자인 모델없이 제조사의 커스텀 모델만 출시된다. 따라서 이번 테스트 역시 커스텀 모델들끼리 비교하였으며, 지포스 RTX 5060을 제외한 그래픽 카드는 오버클럭 모델인 점을 결과 확인에 참고하기 바란다.
본격적인 테스트에 앞서, 각 그래픽 카드별 시스템 전력 차이를 비교했다. 오버클럭 모델임을 감안해야겠지만, 라데온 RX 9060 XT 16GB 사용시 시스템 전력은 지포스 RTX 5060 Ti 16GB와 큰 차이가 없다. 풀로드시(3DMark Steel Nomad Stress Test) 라데온 RX 9060 XT 16GB의 전력이 높게 측정되기는 하지만 선택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리라 보긴 어려운 수준이고, 아이들 상태에서는 오히려 소폭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3DMark 테스트의 GPU 결과를 정리했는데, 라데온 RX 9060 XT 16GB의 순수 게이밍 성능은 대체로 지포스 RTX 5060 Ti 16GB에 비해 아쉬운 면을 보인다. 물론, 3DMark는 하드웨어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테스트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실제 게임과는 다른 목적으로 개발되었다는 점은 감안해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게임에서는 어떨지, 먼저 테스트 종합 결과를 정리했다.
이번 테스트는 래스터 환경에서의 게임 5종, 레이 트레이싱과 업스케일링 옵션을 조합한 환경의 게임 3종으로 총 8종을 테스트했으며, 위 그래프는 이들 8종의 종합 비교 수치다.
지포스 RTX 5060 Ti 16GB와 라데온 RX 9060 XT 16GB의 성능은 거의 동일한 것을 알 수 있다. 가격 차이가 80달러, 8GB 모델의 경우 30달러 더 낮은 만큼 가성비면에서 라데온 RX 9060 XT 16GB가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
해상도별 게임 성능, VRAM이 성능에 끼치는 영향은?
지포스 RTX 5060 Ti와 라데온 RX 9060 XT는 VRAM 용량에 따라 16GB와 8GB 두 종류가 출시되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샘플 확보 문제로 8GB 모델은 테스트하지 못했다. 아래는 이번 기사에서 테스트한 8종의 게임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각 제품의 특성을 확인하는데 참고하길 바란다.
한편, 최근 게임들의 VRAM 요구량이 높아지면서 Full HD에서도 8GB 이상의 VRAM 탑재를 요구하는 게이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번 기사의 테스트 게임 중 일부 게임이 이를 증명할 내용이 있어 아래 따로 정리했다.
몬스터 헌터 와일즈의 경우 VRAM 8GB인 지포스 RTX 5060은 QHD 벤치마크를 완료하지 못했다. 테스트 수행은 가능했지만 프레임 출렁임이 점차 심해지고, 특정 구간이후 강제 종료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사이버펑크 2077에서 지포스 RTX 5060은 QHD에서 레이 트레이싱과 프레임 생성 옵션을 적용할 경우 절반 이상의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 VRAM 16GB인 지포스 RTX 5060 Ti는 성능 저하 폭이 약 15%에 불과하다.
둠 더 다크에이지스는 레이트레이싱이 기본 적용된 타이틀인 점을 감안해 업스케일링과 프레임 생성을 적용한 상태에서만 테스트했다. VRAM 16GB인 지포스 RTX 9060 XT와 RTX 5060 Ti는 Full HD에서 QHD로 해상도를 높였을 때 약 30%의 성능 저하가 발생했지만, VRAM 8GB인 RTX 5060은 다른 비교군보다 높은 55%에 달하는 성능 저하가 발생했다.
VRAM 8GB 버전인 RTX 5060의 결과를 참고하면, VRAM 요구량이 높은 상황에서 라데온 RX 9060 XT와 지포스 RTX 5060 Ti 8GB 버전의 성능 변화 정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메인스트림의 새로운 가성비 시대, 라데온 RX 9060 XT 시리즈
라데온 RX 9070 시리즈에 이어, 라데온 RX 9060 XT 시리즈 역시 경쟁 모델 대비 높은 수준의 가성비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같은 16GB 용량의 VRAM 모델끼리는 종합 성능면에서 더 높은 가성비를, 동급 가격 모델과 비교한다면 가성비와 함께 더 많은 VRAM으로 고해상도, 고품질 게임을 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라데온 RX 9060 XT의 기본 성능 자체가 동일한 가격의 RTX 5060보다 뛰어난 만큼, 소비전력이 높다는 점을 수용할 수 있다면 라데온 RX 9060 XT 8GB는 지포스 RTX 5060의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면, 라데온 RX 9060 XT는 메인스트림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가성비 모델로서 상당한 메리트를 제공하리라 기대된다.
단지, 라데온 RX 9060 XT와 같이 메인스트림 게이머 지향 제품은 역시 시장 가격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
라데온 RX 9070 시리즈도 높은 가성비로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지만 초기 물량 소진 이후, MSRP 급 제품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실망의 목소리가 나왔다. 라데온 RX 9060 XT는 그때보다 가격에 더 민감한 메인스트림 게이머 겨냥 제품인 만큼, 충분한 물량 공급 및 가격 안정화 여부가 시장 안착에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