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 세계 1등 공항 대도약”…이학재 사장이 그리는 인천공항 청사진

2024-10-02

우리나라의 관문, 세계의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한 인천국제공항이 대변환을 맞고 있다. 공항 2터미널 4단계 사업, 디지털 대전환, ‘인천공항 4.0’ 등의 굵직한 변화를 통해서다. 기존의 항공허브기능을 넘어 공항을 매개로 한 새로운 가치 창출 작업이 활발하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직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멈추다시피 한 공항 운영을 정상화하고 산업 생태계 회복에 나섰다. 여객·화물 유치와 융복합 허브 개발을 통해 3년 만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필리핀 공항 사업 수주와 항공정비사업(MRO) 기공식을 계기로 인천공항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새로운 성장 비전을 제시한다. 그는 최근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인천공항이 지닌 장점을 바탕으로 공항산업 전 분야에서 디지털 대전환을 이루고 신기술을 세계로 확산시켜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여객 수용인원 1억 명…글로벌 메가허브 공항 도약 앞둬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4단계 확장사업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대변환의 시작은 4단계 확장사업이다. 올해 안에 4단계 확장사업이 마무리되면 인천공항은 연간 1억 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메가허브 공항으로 도약한다.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 수용인원은 현재 7700만 명에서 1억600만 명으로 늘어난다. 화물 처리 용량도 500만 톤에서 630만 톤으로 증가한다. 4개 활주로를 통해 시간당 운항 횟수가 90회에서 107회로 늘고, 여객주기장도 163개소에서 225개소로 확장돼 슬롯이 확대될 예정이다. 1992년 수도권신공항 계획 시 수립했던 ‘1억 명 메가허브 국제공항’이라는 장기목표를 달성한다는 의미도 크다.

4단계 확장사업을 통해 공항은 △똑똑한 지능형 공항 △설레는 공항 △따뜻한 공항으로 탈바꿈한다. 이 사장은 “4단계 확장사업은 ‘제2의 개항’으로 볼 수 있다”며 “30년간의 인프라 확장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공항 건설 및 운영 확대, 디지털 대전환 등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항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4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공항은 ‘디지털 공항’과 ‘친환경 미래 공항’의 모습을 갖출 예정이다. 생체인증 기반의 ‘스마트 패스’, ‘스마트 시큐리티’ 및 스마트 계류장 관제시스템 등을 통해 수속시간 단축과 항공기 운항안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고기능 광학문자 인식 시스템과 자동 수하물 정보입력 기술을 적용해 수하물처리시스템(BHS) 태그 판독률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항 이용객들은 첨단기술과 예술을 통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인천공항 터미널 안에 서울 창덕궁 승재정을 재현한 실외 복합정원이 조성된다. 그 밖에도 천장의 키네틱 조형물,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비행오브젝트, 대형 미디어아트를 통해 3차원 기반의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 사장은 “여객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K-컬처를 경험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통약자를 위한 자율주행 운송수단을 도입해 불편함을 해소하고, 교통약자서비스센터 등을 통해 이용객을 배려하는 따뜻한 공항이 될 예정이다.

“이용객에게 색다른 경험 제공”…디지털 대전환

인천국제공항공사 개항 23주년 기념 디지털대전환 선포식 모습/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이 사장은 올해를 ‘디지털 대전환’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산업 혁신을 주도하고 세상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공항 운영, 직원들의 업무 방식, 각종 시설 등 공항 전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AI기반의 스마트 예약 플랫폼을 구축해 ‘줄서지 않는 공항’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예다. 탑승정보를 기반으로 접근 교통, 주차장, 체크인카운터, 보안검색 등 출국 전 과정에서 최적의 도착시간을 안내한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스마트 패스’는 사전에 등록한 탑승권과 안면인식만으로 출국장과 탑승구를 통과하는 서비스다. 내년 4월까지 1·2터미널 전 지역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공항 외 지역에서 수하물 체크인을 끝내면 공항에 도착한 이후 체크인 없이 출국장에 들어갈 수 있는 ‘오프에어포트’도 있다.

통합공항관리(TAM) 기반의 디지털트윈도 도입한다. 디지털트윈은 실제와 동일한 3차원 모델을 만들고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실시간 공항 상황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관문공항의 이점을 활용해 공항을 상설 전시·체험관으로 활용하는 방향도 계획 중이다. 국내 빅테크 기업의 최신기술을 전시할 수 있는 디지털 쇼케이스를 구축해 공항 방문객에게 미래 경험을 선사한다.

지속가능 성장의 열쇠, 인천공항 4.0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비전2040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은 지난 7월 1일 비전 2040 선포식을 갖고 ‘인천공항 4.0 시대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기존의 항공교통시설 기능을 넘어 공항을 매개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 사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여객 급감,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수요 감소를 겪으며 외생적 변수에 영향이 적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미래 발전방향을 고민했다”며 인천공항 4.0 전략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인천공항은 여객 및 화물 운송 중심의 기능(인천공항 2.0)과 이용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인천공항 3.0에 집중해왔다. 인천공항 4.0은 공항과 발전된 주변 지역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 지혜를 생산하고 운반하는 공항을 만드는 것이다. 여객과 더불어 인재, 기업, 국가를 고객으로 삼고 산업과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창출하고자 한다.

그 배경에는 인천공항이 가진 장점인 큰 면적, 3중 전력공급망, 네트워크가 있다. 이 대표는 “인천공항이 가진 장점을 공항산업 전 분야에 활용해 디지털 대전환을 이루고, 데이터 기반의 AI허브를 조성해 신기술을 세계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토박이…구청장, 국회의원을 거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인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맡은 이학재 사장은 정치인 출신 CEO이다. 2002년과 2006년 인천 서구청장을, 2008년부터 18·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 사장은 “공공 부문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했던 경험이 공사 경영활동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 있으며 국회와 정부의 시스템에 대해 아는 것이 대외 협력 시 큰 도움이 된다”며 “비전 달성을 위한 전략과제 수행을 위해 국회나 정부와 협력해야 할 때 적극적인 역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구청장으로 일할 때부터 ‘일은 조직이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는 그는 조직문화를 중요시한다.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소통과 공감이 우선이다. 이 시장은 “상호 존중과 수평적 조직 문화를 기반에 두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잘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 취임 2년 차를 맞았다. 소감은

대한민국 대표 관문이자 세계 최고 공항으로 발전하고 있는 인천공항의 사장을 맡아 영광이다. 성공적 재도약을 목표로 3년 만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해외 사업 수주와 MRO 기공식 등을 계기로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 취임 후 단시간 안에 경영평가 우수등급(A)을 받았다. 어떤 점이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보는가

엔데믹 이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혼란 없이 회복기에 대응한 것이다. 지난해 8월 수요 급증에 대비해 인력·시설·운영 전면 정상화를 선포했다. 항공운송 확대를 위해 슬롯(항공기가 공항에서 이·착륙을 하거나 이동하기 위해 배분된 시간) 용량을 시간당 70회에서 75회로 늘렸다. 역대 최대 규모인 96개 취항 항공사를 기록해 글로벌 허브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오픈, MRO 기공식, 미술품 수장고 등 공항을 중심으로 하는 융복합 허브경쟁력을 강화한 것도 도움이 됐다.

- 인천공항만의 강점과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가장 큰 강점은 우수한 경험을 가진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공항은 공항의 부지 조성부터 공항 건설과 성공적 개항, 단계별 확장과 함께 공항 운영·항공마케팅·사업 개발 등 공항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우수한 경험을 가진 인재가 많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공항 서비스 역량을 보유하고 인스파이어 등 주변 지역 개발에 성공해 공항 이용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글로벌 공항과 달리 여객허브와 물류허브 모두 세계3위('24년 상반기 기준)로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매력적이다. 세계 10대 국제공항 중 두 번째로 넓은 면적을 보유해 미래 확장성이 뛰어나 지속적인 여객·물류 메가 허브로 도약이 가능하다.

- 엔데믹 이후 여객 상황은 어떠한가

지난 8월까지 국제여객 4646만 명, 환승 562만 명을 기록해 상반기 국제여객 기준 세계 3위를 달성했다. 국제여객은 2019년 동기 대비 97%, 환승은 101% 회복한 수치다. 올 연말 국제여객은 노선별 회복률 증가 등에 따라 2019년 대비 101% 회복한 7100만 명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미주가 여객 성장세를 견인했지만 운항 복원이 더딘 중국과 러-우 전쟁으로 우회항로를 이용하는 유럽의 회복이 더디다.

중국 등 회복 부진지역 집중 마케팅을 통해 노선 복원 및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사무소를 통한 도시별 여행사 설명회,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여객 유치를 도모하고 있다. 또 장거리 노선 복원, 인도네시아·중앙아시아 등 중거리 취항 확대를 위한 목표 시장별 맞춤형 활동, 환승마케팅 등을 통해 인천공항 수요 확대를 가속화시킬 예정이다.

- 인천공항이 올해 상반기 국제화물 기준 세계 3위를 달성했다. 현 상황과 앞으로의 지향점은

항공물류 부문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국내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아시아나 화물 분사 등 중장기 항공화물 성장에 있어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다. 반면 미중 관계 악화로 환적허브로서 역할이 커지고 있고, 중국발 전자상거래 물량이 증가해 새로운 기회도 보인다. 지난 8월 기준 누적 총화물은 전년 대비 약 9% 성장한 193만 톤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 대비 108% 회복한 수치다. 특히 중국발 전자상거래 화물 중심인 Sea&Air는 약 30% 성장해 역대 반기 최대인 5만944톤을 달성했다.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지속성장 가능한 화물공항’을 목표로 ‘인천공항 항공화물 증대전략’을 수립해 미 직항 화물노선 개발, 글로벌 배송센터(GDC) 유치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 중이다. 전략 과제 수행을 통해 글로벌 배송망의 허브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항공화물 400만 톤 달성을 목표로 노력하겠다.

- 해외 공항 건설 및 운영 프로젝트 수주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컨설팅, 위탁운영, 투자개발 등 타깃 지역별 주요 니즈에 맞는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필리핀의 마닐라국제공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투자개발, 쿠웨이트공항 4터미널 위탁운영 등 4개국 4건의 해외 사업을 수행 중이다. 지난 8월에는 사업기간 2년, 계약금액 110억 원 규모의 베트남 롱탄 신공항 운영컨설팅 사업을 수주하며 동남아 지역의 신규 거점을 추가 확보했다. 또 역량 있는 국내 민간기업과 적극적 협업을 통해 K-공항 모델을 구성하며 민관 해외 동반진출 활로를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투자개발사업의 경우, 건설·항공·IT·면세 분야 국내기업의 동반 진출을 지원했다.

- 앞으로 공사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가

남은 임기 동안 IT강국의 관문공항이라는 이점을 살려 ‘디지털 대전환’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를 통해 세계 1위를 굳히고 공항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고 세상을 바꾸는 공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서울대학교 졸업

중앙대학교 경제학 석·박사

제3~4대 인천광역시 서구청장

제18~20대 국회의원

국제공항협회(ACI) 아시아태평양중동지역 이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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