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인 악토버' 의 배경이 아포칼립스인 이유 … 영리한 영화배우 데뷔전을 치루다

2024-07-06

(톱스타뉴스 김민서 기자) "물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내가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마치 영화에 나오는 히어로처럼 선택받았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두려움 대신 오만함이 머리를 맴 돌았지만 내 곁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내 차례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로 시작되는 '인 악토버' 1인칭 시점 임영웅 내레이션 몰입도는 최고였다.

'아포칼립스(세상의 종말이나 대재앙을 다루는 문학 장르)' 적 장르는 사회적 자연적 생존의 위기와 싸우는 주인공들의 모든 사투가 감상자 입장에서는 살아남은 자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고 그들이 살아갈 험난하고 위태로운 삶은 영화가 끝나도 오래도록 감정이입 상태로 남아 있게 된다.

희연(한은진)의 반려견 막스와 함께 생명수를 찾아 떠나는 영웅이 안전하기를, 살아남기를 염원하는 마음은 바이러스가 삼켜버린 디스토피아 상황에서 주인공 중심으로 뭉치게 한다. 그런 점에서 임영웅의 '인 악토버'는 너무도 영리한 배경을 선택한 셈이다.

물이 말라버린 황폐화된 벌판에서 생존의 몸부림을 치는 영웅이 땅을 파서 물을 마신다. 공포에 질린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는 장면은 꿈이었고 비로소 현실로 돌아와 "내가 방금 무슨 꿈 꿨는지 알아"라고 말한다. 시월이를 향한 첫 대사였다.

영화는 이어서 단 하나의 온기였던 시월이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죽고 영웅이는 살아갈 용기를 내려놓는 분노의 몸짓으로 자신이 묻힐 땅을 넓고 깊게 판다.

시월이가 없는 세상에 영웅이는 살아갈 의지를 잃어 버렸고 자신에게 총구를 겨누지만 장전된 총알이 없다. 여기까지 임영웅의 연기는 대사가 없는 상황 연기이다. 대사를 치는 것보다 훨씬 더 디테일해야 하고 표현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걸 해내는 임영웅이었다. 불발되는 총구를 겨누며 분노하고 좌절하면서 우는 듯 포효하는듯한 표정은 백미다.

'온기' 뮤직비디오에서는 불안한 눈빛과 애타는 몸짓으로 누군가를 찾아 헤매는데 그 대상이 사랑하는 연인이 아닌 반려견 시월이라는 사실에 반전의 웃음이 터진다. 연기가 가벼워서가 아니다. 상상이상의 연기력에 몰입되어 있는 관객들에게 반려견 시월이는 고품격 유머 장치처럼 작동하다가 대재앙 아포칼립스 상황을 견디게 한 유일한 '온기' 였음을 알 수 있다.

임영웅은 '인 악토버' 에서 자신과 온기를 나누는 마지막 생명체가 연인이 아닌 반려견이란 점도 보편적 정서를 고려한 계산처럼 느껴진다. '인 악토버' 가 멜로물이었으면 임영웅 바라기들의 귀여운 질투가 대한민국을 뒤덮었을지도 모른다.

"죽으면 어차피 다 썩어서 사라지게 돼 있어 겨울이 가면 눈이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처럼 어디 있는지는 아무 의미 없다고 떠나간 사람들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가는 거니까" 이 심오한 대사는 희연(한은진)이 죽은 아빠를 도로에 버리고 온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서 죽으려고 했다는 말에 영웅이 희연에게 해 준 말이다. 가장 긴 대사였고 안정된 톤과 감정 몰입이었다. 배우의 향기가 가수의 느낌을 살짝 눌러버린 장면이었다.

임영웅의 첫 영화 '인 옥토버'를 기다리던 팬들의 반응은 연기마저 되는 임영웅이라며, "팬으로서 누려보는 다양하고 행복한 경험" 하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아티스트 임영웅이 써 내려가는 역사에 한계란 없어 보인다.

임영웅 그가 팬들과 소통한 어떤 말도 가볍게 버린 적이 없다. 지나고 보면 언제나 몇 수를 앞서가고 있었다. 모든 콘서트가 그랬고 위대한 'IM HERO THE STADIUM' 공연이 그랬다. 매 회 상상할 수 없는 무대를 선보였고 다음을 기약할 때는 그냥 해보는 말잔치가 없다.

임영웅 본인의 신곡 '온기'에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입혀 단편영화로 만들어내는 창작의 달인으로 빛나는 순간이다. 더불어 아티스트로서 창작물이 영화배우 데뷔까지 가능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 크고 확실한 위로, 각자의 '온기' 는 오픈 마인드였으면 좋겠다. 살면서 단 한 번의 용기, 단 한 사람의 온기가 작은 시작이 돼주는 일 너도 나도 가능한 사람이 되기를!

오는 8월 28일은 콘서트 실황 영화로 CGV에서 팬들을 만나고 촬영에 들어간 '삼시 세끼'는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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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톱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4/07/07 08:10 송고 | Reporter@TopSta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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