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나의 아저씨’ 김원석 감독이 지난해 마약투약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을 향한 억울한 마음을 쏟아냈다.
4일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故 이선균 배우를 기억하며’ 특별전이 열려 드라마 ‘나의 아저씨’ 하이라이트 시사 및 스페셜토크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원석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호산, 송새벽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나는 개인적으로 말도 안 되는 기사를 낸 언론사나 검찰, 경찰이나 이런 사람들은 대중이 용인하기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사를 내서 욕먹으면 안 그랬을 것”이라며 “대중은 미디어산업시대에 절대적인 강자다. 요새는 대중이 그걸 잘 아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어 “내가 그냥 말하고 싶은 건 자르기 전에 조금 더 기회를 줘라. 이게 범죄를 저질렀어도 기회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건 범죄도 아니고 범죄에 대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대중에게 거슬리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사실 전혀 상관없는 관객들에게 이런 말을 해 죄송하긴 하다”면서도 “배우들은 정말 나약한 사람이다. 이 생업의 터전이 여러분의 지지가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기사를 낸, 말도 안 되는 허위수사내용을 유출한 사람을 응징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대중의 힘으로”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선균 씨, 나는 널 알아. 난 네가 무슨 짓을 했다 그래도 널 믿는다”라고 강조하며 고 이선균에 대한 단단한 믿음을 내비쳤다.
함께 자리한 박호산 역시 “이선균이 없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끝이 나고 보니 없더라. 보고 싶다”고 그리움을 나타냈고, 송새벽도 “빈소도 다녀왔고,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도 악몽을 꾸는 느낌이다. 이런 자리에 오니까 조금씩 실감이 나는 것 같다”고 마음을 보탰다.
앞서 이선균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 유흥업소 실장인 여성 A씨와 또 다른 여성 B씨로부터 협박을 받아 3억 5천만원을 갈취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A씨가 이선균의 마약 혐의를 주장하며 그는 공갈 피해자가 아닌 마약 투약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다. 이선균은 인천경찰청에 세차례에 걸쳐 소환조사를 받았으나 체모, 소변 등 다양한 정밀 검사에서 마약 ‘음성’ 결과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선균의 혐의는 내사 단계부터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됐다. 일부 언론은 이선균과 A씨가 과거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록부터 경찰의 수사 내용까지 퍼뜨렸다. 극심한 비판 여론에 시달린 끝에 이선균은 수사 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 C씨를 긴급 체포했다. C씨는 이선균의 생전 수사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관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이선균은 올해 BIFF에서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