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바아든...관세, 추수감사절 메시지 통해 날카로운 신경전
트럼프, 바이든과 차별화하며 정책 드라이브에 갈등 증폭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의 신구(新舊) 권력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내년 1월 20일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국내외 현안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키우며, 공격적인 정권 인수에 나서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측과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8일 (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비생산적인 일"이라면서 "그가 재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5일 불법 이민자 대처 미흡을 이유로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취임을 앞둔 미국 대통령이 기존 정책을 뒤집는 강경 정책을 미리 공표하는 것이나, 퇴임하는 대통령이 이를 공개적으로 질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양측은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메시지에서도 가시 돋친 신경전을 펼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추수감사절 성명을 통해 "미국은 지구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이고 감사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우리가 우리를 통합하는 모든 것을 기념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함께 한다면 우리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은 추수감사절 메시지를 통해 "우리나라를 파괴하려고 그토록 노력하고서도 처참하게 실패했고, 항상 실패할 극좌 미치광이들을 포함한 모두에게 추수감사절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또 "그들의 생각과 정책이 너무 끔찍하게 나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위대한 국민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 주었다"면서 "걱정하지 말라. 곧 우리나라는 존경받고 생산적이며 공정하고 강해질 것이며, 여러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내며, 향후 국정 운영에서도 그들을 공격하며 차별화하겠다는 선전포고 같은 내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밖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문제를 전담할 특사로 군 장성 출신인 키스 켈로그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명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결을 위해 바이든 정부를 제치고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결시키겠다고 장담해왔고, 점령지 인정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는 휴전 협상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자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지원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이 밖에 최근 백악관과 정권 인수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필수적인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정권 인수에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각 부처에 이른바 '상륙 팀(landing team)'을 보내 기관을 장악하고 권력 이양을 신속히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바이든 정부 측과의 마찰 우려가 나온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 측은 연방총무청(GSA)과는 MOU를 체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GSA의 예산 지원 등을 받으면 각종 행정 규제도 함께 받게 된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자금은 민간 후원금으로 충당하면서 행정 규제에서 벗어난 독자적인 정권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