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조선 최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실종 뒤에 숨겨진 비밀이 600년의 시간을 넘어 현대에 다시 살아난다. 역사소설가 이상훈의 장편소설 '한복 입은 남자'(여백)가 최근 개정판으로 독자들을 다시 찾았다. 지난 12월초 개막한 동명의 뮤지컬 개막에 맞춰 작가가 대폭 개작한 작품이다.

소설은 루벤스의 그림 '한복 입은 남자' 속 주인공이 누구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된다. 세종의 총애를 받던 장영실이 가마 사고 이후 역사에서 홀연히 사라진 점, 그리고 그의 발명품인 비차(飛車)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행기 설계도가 흡사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작가는 조선과 명나라, 그리고 피렌체 공국을 잇는 장대한 스케일을 바탕으로 정교한 고증과 상상력을 결합했다. 명나라 대함대를 이끈 정화 대장과의 만남, 그리고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독자들을 단숨에 15세기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는다. 방민호 서울대 교수는 "소설 양식이 시험받는 시대에 이처럼 넓고 큰 이야기를 직조할 수 있는 작가가 있음이 다행"이라며 이 작품의 문학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한복 입은 남자'는 소설의 인기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최고의 뮤지컬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이 작품을 대형 뮤지컬로 제작, 지난 12월 2일부터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서 공연 중이다. 이번 공연에는 박은태, 전동석, 고은성, 카이, 신성록, 이규형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이상훈 작가는 "연습 장면을 지켜보며 작품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는 느낌을 받았다"며 "장영실과 세종대왕이 만들어낸 조선의 르네상스가 오늘의 우리와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저자 이상훈은 KBS, SBS, 채널A를 거친 스타 PD 출신으로, '제명공주', '김의 나라' 등 한국사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굵직한 역사 소설을 발표해 왔다. 특히 그의 작품들은 드라마와 웹툰 등으로 확장되며 K-컬처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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