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이른 추위에 빨리 온 독감…예방접종 서두르세요

2025-11-07

올해는 유독 아침 추위가 빨리 찾아왔다.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 기간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빨라진 쌀쌀한 날씨로 인해 질병의 유행 기간이 길어질 우려가 있다. 서둘러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 흔히 독감이라고 부르는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이다. 질병의 초기에는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고 우리말로 독감이라고도 부르기 때문에 조금 센 감기쯤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매년 전 세계 인구의 10%가량이 인플루엔자에 걸리며, 이중 약 50만명이 사망하는 치사율이 높은 질병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네 가지 타입(A-D)이 있는데, 이중 세 가지 타입(A·B·C)이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그중에서 A와 B 타입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일으킨다. 이들은 춥고 건조한 날씨에 오래 생존해 겨울철에 주로 질병을 일으켜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고도 부른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많은 수의 아형(subtypes)이 있다. 그중 일부는 조류, 가금류, 돼지에게도 감염을 일으켜 해당 지역의 풍토병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바이러스가 RNA를 복제할 때 오류가 자주 발생하고, 이에 따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각자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변형돼 다양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바이러스는 특별한 형태(fomite)로 극한 환경이나 공기 중에서도 생존할 수 있어 감염력이 높다. 바이러스의 전파는 감염된 사람이 기침할 때 배출하는 침방울과 에어로졸(기체 속에 떠 있는 미세한 입자)을 통해 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플루엔자 환자의 바이러스 농도는 감염 초기(1~2일)에 최고로 높다가 3일 이후부터 점차 감소한다. 그러나 어린아이, 면역 저하자, 인플루엔자에 심하게 감염된 경우에는 짧게는 1주일부터 길게는 수개월까지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도 있다.

증상만으로 진단하면 틀리기 쉬워

계절성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때의 증상은 단순한 상기도 감염 증상(인후통·기침·콧물·가래)부터 중증 질환(호흡부전을 동반한 폐렴)까지 매우 넓은 범위를 포함한다. 그중 인플루엔자의 특징적인 증상은 고열, 오한, 근육통, 피로감, 두통이 갑자기 생기며 마른기침, 인후통, 콧물과 같은 상기도 감염 증상을 동반한다. 급격한 고열은 인플루엔자의 매우 특징적인 증상이지만, 노인과 면역저하자에서는 열이 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발열만을 인플루엔자 의심진단의 기준으로 정하면 안 된다. 인플루엔자 증상은 대부분 3~7일 이내에 호전되지만, 고령의 환자나 만성 폐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기침과 피로감이 2주 이상 지속하기도 한다. 한편 인플루엔자는 다양한 호흡기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 크룹, 세기관지염, 중이염 등이 생길 수 있고, 모든 연령대에서 폐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에는 호흡부전, 급성 호흡곤란증후군, 패혈성 쇼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노인, 임신부,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에서는 합병증 발생 위험으로 인해 인플루엔자 감염 시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생긴다.

인플루엔자를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으로 진단하려고 하면 틀리기 쉽다. 다른 상기도 감염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인플루엔자 진단 검사 도구를 활용해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증상이 시작된 지 4일 이내에 비인두 혹은 구인두에서 적절한 양의 검체를 수집해야 한다. 코로나19 진단검사키트처럼 생긴 인플루엔자 신속항원검사장비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단백질을 빠르게 검출할 수 있지만, 정확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 RT-PCR 검사는 소량의 입자를 증폭시켜 검사하므로 정확도가 높지만 20분~수시간 뒤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신속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대부분 병·의원에서는 신속항원검사키트로 검사를 진행하며 만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는데 환자의 증상이 플루가 강하게 의심될 경우 검사를 한 번 더 진행해보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접종

인플루엔자의 치료약은 인플루엔자 A/B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이며, 증상이 시작된 후 가능한 빨리 투여할수록 효과가 좋다. 약물은 바이러스가 감염된 호흡기 상피세포에서 번식하는 것을 억제한다. 흔히 사용하는 경구 약물(오셀타미비르·Oseltamivir)을 증상 발병 후 2일 이내에 투여한 경우, 인플루엔자 증상 지속 시간이 약 18시간 감소하고 중이염의 발생 위험이 약 34%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약물을 투여할 경우 병원 입원을 76%나 줄일 수 있으며,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증상 발현 2일 후라도 약물을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주사제(페라미비르·peramivir)도 있는데 경구 약물을 투여하기 어려운 상황에 고려해볼 수 있다. 경구 약물과 달리 1회 정맥 주사 투여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고령 환자나 신장기능 저하자는 용량조절이 필요하며, 환자 상태를 고려해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매년 11월부터 그다음 해 2월까지는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다. 플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 씻기와 같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인플루엔자 진단을 받은 사람은 가능한 빨리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며, 전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며 기침 예절을 지켜야 한다. 또한 밀폐된 공간은 시간당 6~10회 환기를 하며,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격리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

매년 가을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에 맞은 백신은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약해진다. 해마다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항원의 종류가 바뀌므로 매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특성을 분석한 뒤, 매년 북반구와 남반구에 대해 백신 구성을 제안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제조하는데, 올해는 불활성화된 두 가지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와 한가지 인플루엔자 B 바이러스를 포함한 3가 백신 접종이 일반적이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접종하는 것이 필요하다. 6개월 이상 소아와 노인, 임산부에게도 안전하며 질병의 예방효과도 있으므로 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 심장혈관질환자, 면역저하자도 인플루엔자 감염 시 합병증과 치사율이 높으므로 예방접종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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