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이병렬 박사가 천착한 '고인돌'의 세계

2025-05-12

고인돌 무덤 아닌 땅의 논리로 접근 해석한 <하늘의 길, 고인돌에 새기다> 출간

수천 기에 이르는 고인돌 직접 실측조사, 태양·별자리와의 관계 밝혀내

이 박사 "선사인들이 남긴 하늘과 땅의 지혜 되새기며 꾸준히 연구 하겠다"

이 남자에게는 ‘고인돌’이 땅이고 하늘이다. 그는 오직 고인돌을 위해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등치시킨 삶을 살았다. 10여 년 전,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초‧중‧고 시절을 보낸 고창으로 돌아와 지역사 연구에 매달렸다. 세상은 그를 지리학자‧박사‧교수‧고창문화연구회 회장 등으로 불렀지만, 인간 이병렬(55)에게는 그 모두가 고인돌 연구를 위한 수식어일 뿐이었다.

최근 이병렬 박사는 고인돌을 단순한 무덤이 아닌 풍수지리와 같은 땅의 논리로 새롭게 접근하고 해석한 내용을 정리해 책 <하늘의 길, 고인돌에 새기다>(홀리데이북스)로 출간했다. 고인돌을 땅의 논리로 접근한 데는 모든 생명체의 행동에 의미가 있듯이, 선사시대 사람들도 수천 년 전 거대한 돌을 옮겨 고인돌과 같은 거석문화를 이룩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 박사는 지난달 29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인돌이 무덤이었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그들이 거석을 놓은 목적과 방향성에 담긴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었다”며 “선사인들이 수천 년에 걸쳐 고인돌을 축조했다면 단순히 별자리를 새기는 데 그치지 않고 고인돌의 배치와 방향에도 중요한 뜻을 담았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천 기에 이르는 고인들을 직접 실측하며 조사했다. 고인돌의 장축 방향과 통로의 방향성, 고인돌 간의 상호관계, 고인돌 군과 군 사이의 배열 그리고 주변 지형과의 조응관계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그 결과 고대 거석 구조물들이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춘분‧추분, 하지‧동지와 같은 태양의 주요 절기, 북극성, 은하수 등의 별자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배치되었음을 밝혀냈다.

박사는 아직 풀지 못한 고인돌의 미스터리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고인돌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고인돌 상판에 새겨진 ‘성혈(星穴)’ 배열과 고인돌의 삼원(三垣)인 자미원, 태미원, 천시원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해답을 찾아내고 싶다고 했다.

또한 고인돌과 금성, 고인돌과 달의 관계의 명확성을 밝혀내는 연구도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금성과 달은 고대 인류에게 시간 의식, 여성성과 생명의 상징 그리고 주기적 변화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 천체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 고인돌처럼 대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우리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선사인들이 남긴 하늘과 땅의 지혜를 되새겨 미지의 퍼즐을 풀어가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병렬 #하늘의길고인돌에 새기다 #고창 #고인돌

박은 parkeun90@naver.com

다른기사보기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