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지분 4673억 현금 정리…국민연금 등과 신뢰 회복 포석
지배구조 'SK스퀘어–SK플래닛–11번가'로 단순화
쿠팡·네이버 양강 체제 속 경쟁력 약화, 구조적 적자 지속
OK캐쉬백·11pay·AI 기반 맥락 커머스로 차별화 전략 추진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11번가가 SK플래닛의 100% 자회사로 새롭게 출발한다. SK스퀘어가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정리하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서, 향후 11번가의 리밸런싱과 사업 재편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1번가는 '그랜드십일절' 같은 대규모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SK플래닛과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 SK플래닛으로 지배구조 개편…FI 지분 정리 마무리
29일 SK스퀘어는 11번가 경영권 지분 100%(약 6607억원 규모)를 SK플래닛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11번가는 SK플래닛의 자회사, SK스퀘어의 손자회사가 됐다. 기존 SK스퀘어가 SK플래닛과 11번가를 각각 자회사로 두던 구조가 'SK스퀘어–SK플래닛–11번가' 체제로 변경된 것이다.
당초 이번 거래는 FI와의 관계 정리를 위해 추진됐다. SK스퀘어는 11번가 2차 콜옵션 만료를 앞두고 있었는데 이미 2023년 1차 콜옵션을 포기한 전례가 있어 또다시 포기할 경우 투자자 신뢰 문제가 불거질 수 있었다. 이들은 2018년 FI로부터 약 5000억원을 투자받을 당시 "일정 기간 내 IPO가 되지 않으면 SK스퀘어가 지분을 되사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IPO가 계속 미뤄지면서 FI 측이 동반매도요구권까지 행사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한 바 있다.
결국 SK플래닛은 이번 거래에서 콜옵션을 포기하는 대신 FI 지분 인수 대가로 총 4673억원을 현금 지급하기로 했다. 자금은 SK스퀘어 증자와 SK플래닛 자체 자금으로 충당한다. 업계에서는 SK스퀘어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FI의 이해를 반영해 신뢰 회복과 그룹 차원의 대외 평판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국민연금은 전체 투자금 5000억원 중 4000억원을 맡은 최대 투자자다.

◆ 마케팅 공세에도 구조적 적자 여전
문제는 11번가 자체의 경쟁력이다. 2018년 약 2조7000억 원으로 평가받던 11번가의 기업가치는 현재 8000억 원대로 추락했다. 쿠팡의 로켓배송과 멤버십 서비스를 앞세운 독주, 네이버의 검색·쇼핑 연계와 플랫폼 파워가 맞물리며 사실상 양강 체제가 굳어진 상태다. SSG닷컴, 컬리 등 후발 주자들도 틈새 공략에 나서면서 오픈마켓 기반의 11번가는 설 자리가 좁아졌다.
11번가는 대규모 마케팅 이벤트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매년 11월 진행하는 '그랜드십일절'이다. 올해는 삼성전자, LG전자, 다이슨 등 글로벌 브랜드와 7000여 판매자가 참여해 1000만 개 이상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인다. 하루 4차례 타임딜, 심야 쿠폰, 라이브 방송 90여 회 등으로 소비자 참여를 확대하고, 멤버십 혜택 강화로 충성 고객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11번가는 모회사 SK플래닛과 OK캐쉬백을 결합한 시너지 전략을 병행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SK플래닛의 100% 자회사가 된 11번가는 간편결제 '11pay'와 OK캐쉬백을 연계해 '결제→포인트적립' 서비스를 강화하고 기프티콘 사업과 포인트 마케팅을 확대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AI 기반 '맥락 커머스'를 도입해 고객 취향과 구매 패턴을 분석·추천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며 SK플래닛이 가진 데이터·마일리지 인프라와 11번가의 이커머스 역량을 결합해 장기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SK스퀘어-SK플래닛-11번가 관계자는 이번 개편에 대해 "SK스퀘어-SK플래닛-11번가의 미래 성장과 주주, 투자자, 셀러∙고객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이라며 이번 개편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필요한 SK플래닛, 11번가가 상호 시너지를 통한 기업가치 증대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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