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금융지주·은행과 핀테크 관계가 '혈맹'수준으로 격상된다. 금융당국이 출자한도를 대폭 완화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격을 은행 중심으로 부여하면서다. 단순 제휴를 넘어 지분 기반 동맹이 형성되며, 금융권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핀테크 기업 출자한도를 현행 5%에서 15%로 상향하는 입법을 예고했다. 관련 법안이 통과를 전제로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이 가능하다
관련 업계는 이번 규제 완화를 금융지주가 AI·웹3.0 시대 핵심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력을 앞세운 금융지주들이 핀테크 기술력과 플랫폼을 실시간으로 결해 단순 업무 실질적 기술 동맹을 구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투자 자유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면서 “금융지주들은 기존 느슨한 협력 관계를 합작법인(JV) 형태로 발전시키거나 지분 투자를 늘릴 수 있어 새해부터 지분 기반 혈맹 생태계가 구축될 것”것"이리고 예상했다.
지분을 통해 의사결정권을 확보하고, 핀테크 기술을 금융사 핵심 인프라로 내재화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란 예상이다. AI 활용이 가속화되면서 핀테크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금융사 경쟁력을 좌우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계기로 핀테크와 합종연황을 가속화한다. 최근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은행 신뢰성을 담보로 한 발행 체계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에 발행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은행권은 자본력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핀테크 기술을 결합해 스테이블코인 유통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일찍이 올해 신년사와 경영 전략 회의를 통해 디지털 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을 미래 금융의 핵심 경쟁력으로 지목해왔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3분기 서클과 테더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경영진과 직접 연쇄회동을 가지는 등 사업화 의지를 드러냈다. KB·하나·우리 등 금융지주들도 각각 내부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화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단순 기술 검토를 넘어 그룹 차원 신성장 동력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낙점하고, 탑다운(Top-down) 방식 과감한 투자를 주문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규제 완화를 기점으로 은행권 행보는 더욱 빨질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 금융권 디지털 경쟁력도 한 단계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과 기술 결합으로 글로벌 수준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자본이 갖춰진 은행과 핀테크 결합 사례가 다양해지면 금융산업 판도를 바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