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그린수소로 만든 철강…수입보다 38% 더 저렴

2025-06-26

철강 공정을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할 때 쓰이는 ‘그린수소’를 국산화하면 철강 생산 원가를 최대 38%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철강 산업의 탄소중립 과정에서 산업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그린 수소를 국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기후솔루션이 26일 낸 ‘수소환원제철 국내 정착을 위한 핵심 과제’ 보고서를 보면, 국내 철강 산업이 수소환원제철로 탄소 중립을 이루려면 2050년까지 연간 약 405만t의 그린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이용해 철을 생산하는 친환경적인 제철 생산 방식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 수소를 뜻한다. 국내 철강 산업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14~18%를 차지하는 산업 온실가스의 최대 배출원으로 철강 업계는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수소환원제철을 도입해 2050년까지 2018년 대비 철강 산업 온실가스 배출을 85% 감축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수소환원제철로 탄소 중립을 하려면 철강 제조 공정에서 그린수소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수소 정책에는 그린수소 공급을 위한 지원 계획이 포함돼 있지 않다. 현행 계획대로 그린수소를 수입해 쓴다면 공급 불안정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더 비싼 수소를 사용해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

수소 조달 방식에 따라 철강 생산비용을 추산해봤더니, 현행 계획대로 수소를 80% 이상 해외에서 조달할 경우 철강 1t당 생산 비용은 약 153만원(2050년 기준)이었다. 하지만 수소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조달하면 생산 비용은 약 95만원 수준으로 38% 낮아졌다. 수소의 국산화로 생산 비용을 58만원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생산 비용 차이는 수소의 생산 원가 차이에서 생긴다. 현행 계획대로 수소의 50~80%를 수입에 의존할 경우 2050년에도 수소 가격은 1kg 2만원 이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에서 전량 생산한다면 1kg당 5700원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솔루션은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수요 연계에 따라 생산 단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며 “하지만 해외 조달은 수소 운반을 위한 액화비용, 운송비용과 공급 불확실성 등 구조적 한계로 수소 단가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솔루션은 향후 탈탄소 과정에서 국내 철강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국내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과 실증사업, 가격보조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대로라면 수소환원제철 도입이 지연될 뿐아니라 산업 공정이 해외로 이전할 수 있다.

김다슬 연구원(기후솔루션 철강팀)은 “정부가 에너지 자립의 대안으로 주장하는 해외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개발은 이상기후와 예측 불가한 국제정치 속에 오히려 에너지 안보를 저해하는 대안”이라며며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상용화돼도 설비를 가동할 연료가 없다면 정부가 약속한 철강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과 국가 경쟁력 제고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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