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순 문학박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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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사회가 원활하게 유지되려면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지켜야 할 규범과 질서가 필요하다. 각 사회는 고유한 생활 방식을 가지고, 그에 맞는 질서 유지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며, 개인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를 따르게 된다. 이와 같은 사회적 규율은 도덕이나 법률의 형태로 개인을 제약하고 통제하며, 단순히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습관적인 실천이 요구된다.
이러한 기본 사회규범이 곧 ‘기초질서’이다. 기초질서는 우리가 마땅히 지켜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약속이며, 이를 준수하는 것은 사회구성원의 의무이자 기본적인 도리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기초질서에는 무단횡단을 하지 않는 것, 길거리에 쓰레기 무단 투기나 침을 뱉지 않는 것,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는 것 등이 있다. 또한 금연구역에서의 흡연 및 담배꽁초 투기 등도 기초질서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 경범죄처벌법에서는 오물 방치, 노상방뇨, 자연훼손, 음주소란, 인근소란, 불안감 조성, 무임승차 등의 행위를 사회공공의 질서를 해치는 행위로 명시하고 있다.
기초질서 위반은 단순한 개인의 행동 문제로 끝나지 않고, 우리 사회의 기반이 되는 공공질서와 공동체의 생활환경을 악화시킨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규제는 강화되는 반면, 기초질서 준수에 대한 인식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나 하나쯤은 괜찮다’는 인식이 법규 위반을 부추기고, 사회 전체의 질서와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불법 주차했던 자리에는 어김없이 쓰레기가 버려지며, 쌓인 쓰레기는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환경오염은 기후위기 심화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이처럼 하나의 문제는 또 다른 문제를 낳으며, 사회 전반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기초질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행정 당국의 캠페인과 단속 강화도 중요하지만, 우리 각자의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적 규제와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초질서 준수의 중요성을 스스로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 나아가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을 넘어 내가 먼저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작은 행동을 실천한다면 주변에 선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 사람이 모여 하늘을 바라보면 지나가는 사람도 따라 하늘을 보게 된다.’는 ‘3인의 법칙’처럼, 작은 실천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결국, 기초질서 준수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더욱 깨끗하고 안전하며, 질서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요소이다. 기초질서를 지키는 것은 단순히 법과 규칙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한 사회의 질서의식은 그 사회를 평가하는 척도가 된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 질서가 자리 잡힌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기초질서 준수는 필수적이다.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어내듯, 우리 모두 기초질서를 생활화할 때 더 나은 사회가 실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