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 찬밥의 명예회복기…나 ‘다이어트식’이야

2025-04-12

탄수화물은 오랫동안 체중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밥, 떡, 국수처럼 익숙한 탄수화물 음식들은 열량이 높고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의 식탁에서 자연스레 밀려나곤 했다.

그러나 최근 영양학계에서는 “모든 탄수화물이 똑같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탄수화물의 질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중 특히 주목받는 성분이 바로 ‘저항성 전분(Resistant Starch)’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전분은 우리 몸의 소화 효소에 ‘저항’을 하는 전분이다. 이들은 일반적인 전분과 달리 소장에서 분해되어 혈당을 올리지 않고, 소화되지 않은 채 대장까지 도달해 유익한 작용을 한다.

저항성 전분은 체중 관리, 혈당 조절, 장 건강이라는 세 가지 핵심 분야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먼저, 일반 전분보다 소화 속도가 느려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과식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식후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고, 인슐린 과다 분비를 줄여 지방 축적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대장에서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발효되면서 단쇄지방산(특히 뷰티르산)을 생성하는데, 이 물질은 장 점막을 튼튼하게 유지하고 염증을 줄이며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작용은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하고 변비를 예방할 뿐 아니라, 장을 중심으로 한 전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결국 저항성 전분은 단순한 탄수화물이 아니라, 다양한 생리 기능을 돕는 ‘좋은 탄수화물’로서 재조명받고 있다.

저항성 전분을 섭취하려면 갓 지은 따끈한 밥의 유혹은 뿌리쳐야 할 때도 있다. 저항성 전분은 가열 후 냉각 과정을 거칠 때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를 ‘전분의 재결정화(Retrogradation)’라 부른다. 밥은 식힌 후 주먹밥, 김밥 등을 만들어 먹거나 찬밥에 김 싸먹기를 추천한다. 식힌 보리나 퀴노아는 샐러드에 활용하면 그럴싸한 브런치가 된다.

다소 아쉽지만 포슬포슬 삶은 감자는 냉장 보관해 식힌 후 먹어야 좋다. 삶은 감자를 식혀 샐러드를 해 먹는 건 어떨까. 이때 마요네즈보다는 플레인 요거트로 트랜스지방 섭취를 막는다.

귀리(오트밀)는 본래 저항성 전분 함량이 높은 곡물이다. 오버나이트 오트밀처럼 물이나 우유, 요거트에 밤새 불려 과일이나 견과류를 곁들이면 간편하고 든든한 아침 식사가 된다. 콩류 역시 좋은 선택이다. 강낭콩, 병아리콩, 렌틸콩 등은 따뜻하게 먹어도 저항성 전분이 풍부하며, 샐러드나 수프에 넣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과일 중에서는 잘 익은 바나나보다 덜 익은 바나나가 당분은 낮고 전분 함량은 높아 건강에 더 이롭다.

전문가들은 하루 약 15~20g의 저항성 전분을 식사에 포함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저항성 전분은 식이섬유와 유사한 성격을 지녀, 처음부터 과하게 섭취하면 복부 팽만감이나 가스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처음에는 소량으로 시작해 점차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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